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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심보영, 식당 바캉스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릴레이 인터뷰 : 7기 졸업작가 심보영

『식당 바캉스』,『와글와글 다섯오리』,『대단한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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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 아카데미 인재육성과정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릴레이 인터뷰의 대미를 장식할 작가는, 심보영 작가이다.

심보영 작가는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7기를 마치며 『대단한 수염』으로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 지난 7월,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작으로 선정된 『식당 바캉스』를 출간했다. 유쾌한 상상이 가져다주는 작은 행복을 그림책으로 전하고 있다.

 

 

00▲ (좌)『식당 바캉스』 공모전 출품본, (우) 『식당 바캉스』 출간본



심보영 작가님, 안녕하세요.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7기 졸업 이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워크숍을 마치는 7기 졸업전시에서 시공주니어와 계약을 하면서 『대단한 수염』으로 첫 책을 출간하고, 그 후부터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제 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작, <식당 바캉스> 그림책을 최근 출간하셨죠. 『식당 바캉스』은 어떻게 창작하게 된 책인가요?
누구나 작업이 안 풀리는 시기가 있잖아요. 저도 딱 그런 날이었는데,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어요. 그래서 습관처럼 끄적끄적 낙서를 했어요. 그게 어묵 탕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이미지였어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일기를 쓰는데, 그 시기쯤 ‘먹방’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써 놓은 글이 있었어요. 낙서의 이미지를 보니, 써놓은 글과 연결이 되면서 뭔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대강의 이미지를 그렸고 혼자 웃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완성은 했지만 상을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서 '그냥 혼자 재미있게 놀았다.' 하며 출품했는데 상까지 받아서 얼떨떨한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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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바캉스』



그 많은 음식들은 제게 음식 그 이상이었어요.

『식당 바캉스』 작품은 어떤 내용이고,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어느 문화 평론가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그분이 ‘먹방’을 푸드 포르노라고 지칭하며 저급한 문화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저는 문화에 고급과 저급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왜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먹방’에 빠지게 된 걸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그러다 문득, 열심히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적은 돈과 시간을 쪼개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먹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을 하니 우리 사회의 개인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온 건지 안쓰러웠어요.
먹는 것을 즐기고 탐닉하는 것을 나쁘게 보는 시각도 많지만, 그 내면에 들어있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상기하면 다들 수고 많았다고 토닥여주고 싶었어요.

또, 제가 음식 자체에 주목한 것은 저의 어머니께서 오랫동안 식당을 하셨던 것도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식당에서 해내셨던 많은 요리들이 제 입으로, 옷으로, 돈으로, 학비로 변했던 것을 경험했거든요. 책에 나오는 요리들 대부분 실제로 어머니가 식당에서 만들어 낸 요리들입니다.
바꿔 말하면 엄청 망해서 다양한 식당을 하신 거죠. 심사위원이셨던 조은수 선생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어 이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 많은 식당을 새로 개업하신 것도 굉장한 능력인데요?” 하고 말해주셨어요. 정말 어머니는 굉장하세요. 그래서 그 많은 음식들은 제게 음식 그 이상이었어요.

 

00▲ 『식당 바캉스』 


'좋은 영향력' 한 줄은 써 내고 싶어요.

작가님께 식당바캉스를 떠날 수 있는 여행 티켓이 생긴다면, 어디로 가실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없어서 생각해보니, 마른 오징어는 좋아하거든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 식당 바캉스엔 오징어를 안 그렸더라고요.
그게 좀 아쉬워서, 마른 오징어 배를 타고 맥주 바다 위에서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 싶어요. 빨대를 꽂아서.

그림책 작가가 되려고 결심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어릴 때부터 혼자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거나, 글을 썼어요. 특별히 어떤 매체를 사용한다기보단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이야기로 세상을 바꾸진 못 하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좋은 영향력’ 한 줄은 써 내고 싶어요. 그게 지금은 그림책이라는 통로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언젠간 글도 쓰고 싶고, 만화도 만들고 싶고, 한계 짓지 않고 나아가고 싶어요.

작가님께서 그림책을 작업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이 조금만 많아도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에요. 사교적인 사람이 아닌지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몰라요.
그림으로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림책을 만들 땐, 그림으로만 소통할 수 있지 않더라고요. 그림책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편집자와 디자이너에게 제 의도를 전달해야 하거든요. 근데 말하는 걸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제 작업을 말로 설명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다 이해 못 하면 어쩌지?', '내 생각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고요. 그래도 '천천히,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해보자'하고 마음먹었더니, 모두들 잘 참아주시고 기다려주시고 이해해주셨어요.
그래도 여전히 작업하는 것보다 말을 해야 하는 게 제겐 제일 고통스러워요.

그렇군요. 그림책을 출간하시고, 독자와 종종 만날 자리가 있으실텐데요.
사실 강연이나 관객과의 만남을 상상만 해도 식은땀이 흘러요. 앞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보통 서평을 써주시는 독자분들의 글로 만나는데요. 미래의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어린이 독자가 작은 그림책 더미를 여러 권 올려놓은 걸 본 적이 있어요. 심지어 내용도 재미있어서 언젠가 그 친구가 그림책 작가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00▲ 『식당 바캉스』 스케치와 본문



'지침서가 아니라 입장권이라고 생각하자' 였어요.

일러스트레이터로 오래 활동하시다가,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을 수강하시게 되셨죠. 워크숍이 작가님께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지 궁금합니다.
타성에 젖어 일러스트 작업을 오래 했어요. 제가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을 만큼 번 아웃으로 멍해있을 때였어요.
그때 친한 친구이자 동료 작가가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을 제게 추천했어요. 처음엔 안 한다고 했어요. 근데 만날 때마다 이야기하는 통에 그럼 한번 들어볼까? 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다른) 워크숍을 아주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제가 그땐 워크숍이란 걸 오해하면서 들었어요.
뭔가 워크숍을 들으면 그분들이 알아서 뭐라도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죠. 결국 작업은 혼자 해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생각 못 한 거죠.

그래서 볼로냐 워크숍을 시작할 때 마음먹은 게 ‘이 워크숍을 지침서가 아니라 입장권이라고 생각하자’ 이었어요.
그래서 일단 입장하고 나면 들어오는 수많은 피드백을 그대로 흡수하는 게 아니라 내 기준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양한 기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점도 좋았어요.

어떤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싶으신지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사실 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더는 안 하게 되었어요.
예전엔 제 일이 저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제 일상을 파괴한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그냥 작가로 일하는 나는 저기 구석 한 귀퉁이에 있는 정도로 생각해요. 앞으로도 웃고, 울고, 찌질하고, 슬프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떨어질 때까지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다음 작업 계획 살짝 말씀해주세요(웃음)
올해 마지막으로 출간 계획을 하고 있는 작업은 ‘장애’에 대한 이야기예요. 기존에 제가 하던 방식의 책이랑은 조금 달라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제 조금 궤도에 올랐어요. 어떻게 독자에게 읽힐지가 걱정이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여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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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l 여유경 (KT&G 상상마당 교육콘텐츠사업부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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