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 수강생 박주현 작가 인터뷰
저는 그림책이 좋아요. 왜 좋은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 본 인터뷰와 콘텐츠는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수강생 박주현 작가님과 함께 한 서면 인터뷰를 정리한 것으로, 동의 하에 게시되었으며 저작권은 작품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글의 내용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귀속되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도용할 수 없습니다.

<공룡이 왔다> ⓒ박주현
Q. 주현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 수강생 박주현입니다. 저는 낮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치열하게 지내고 밤이면 책상 불을 밝히고 손끝의 이야기를 쫓는, 평생 작가로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Q.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가 종강한지 1년도 더 지났네요. 졸업 이후 어떻게 지내셨어요?
A. 2020년 5월에 종강 후 일 년이 훌쩍 지났네요. 작년 하반기는 워크숍에서 꾸린 《공룡이 왔다》 더미를 세심하게 다듬어서 출간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보냈어요. 동시에 10기 동기분들과 스터디 하면서 틈틈이 새로운 이야기도 구상했고요. 올해 1월에 《공룡이 왔다》가 출간되었고, 지난 6월에는 동료작가분들과 함께 창작 그림책 더미 전시에도 참여했어요. 지금은 두 번째 그림책 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첫 그림책, 《공룡이 왔다》 소개 부탁드려요. 어떻게 창작하게 된 책인지도 궁금하네요!
A.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마음속에 잡음이 꽤 많더라고요. 진짜가 아닌 것들을 거둬내고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세상과의 접점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주인공 준이가 생겨났어요. 준이가 나타나고 공룡이 등장하자 이야기가 쭉 풀렸어요. 준이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또 그 마음에 제 마음을 포개면서 한 장 두 장 그려나갔어요. 제 자아가 두개로 분리되었다고 할까요? 준이가 저였고 또 공룡도 저였어요. 제가 공룡과 준이로 나뉘었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연필과 색연필로 찬찬히 그려나가며 주인공의 마음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공룡이 왔다 | 글 그림 박주현 | 출판사 노란상상 | 발행 2021.01
Q. 작가의 말에서, 《공룡이 왔다》는 어릴 적 자신과의 대화라고요. 어린 시절의 작가님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가슴 한쪽에 켜켜이 쌓였어요. 쌓이다 높이 차오르면 답답해졌지요. 그래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면 답답한 게 풀렸거든요. 그런데 또 금방 차올랐어요. 한때는 그런 제 성향이 싫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공룡이 왔다》의 그림을 그리면서 제 안의 어린 나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어요. 제가 말하지 못하는 저를 탓하기만 했지 제대로 들어준 적은 없더라고요. 이야기를 만들며 스스로 그동안 말하지 못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모른 척 했던 감정들을 마주했어요. 신기하게도 더미를 완성하고 나서 오랫동안 마음 한쪽을 무겁게 눌렀던 답답함이 사라졌어요. 마지막에 준이가 빙긋 웃는 것처럼 어린 시절의 저도 빙긋 웃었답니다.
Q. KBBY 추천 도서 선정, 얼마 전 재쇄까지! 경사가 가득하네요. 짧은 소감 청해봅니다(웃음)
창작의 동기가 굉장히 개인적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출간은 혼잣말이 아닌 세상과의 대화잖아요. 나의 이야기가 독백에서 대화로 나아간다고 생각하니 무척 떨렸어요. 떨리는 제 마음을 노란상상 편집팀에서 잘 잡아주셨어요. 출간 준비를 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정말 자세히 의견을 나눴어요. 이미 출간 전에 독백에서 대화로 전환이 된 거죠! 그래서 막판에는 담담한 마음이었어요. 준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책을 통해 세상과 저와의 접점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에요. 더불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창작 과정에서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해요.
A.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의 최대 강점으로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시각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림책 분야에 인연을 맺고 계신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의 이야기에 전혀 다른 관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어요. 강사 선생님들은 서 계신 자리가 다 다른 분들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어요. 칭찬과 비판, 비평과 전문적인 조언 속에서 내 이야기가 가야 할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제 일이었지요. 모든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들었어요. 그 중에 나와 방향을 같이 하는 말을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가 가고 싶은 길의 경계를 찾으며 저의 이야기가 단단해졌어요. 세상에 백 사람이 있다면 백 개의 의견이 있고,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는 나의 말로서 이미 타당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양한 의견 속에서 오히려 제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강사진의 전문성이 워낙 탁월했고, 강의의 수준이 높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룡이 왔다> 스케치 / ⓒ박주현
워크숍은 씨앗 상태의 이야기가 한 권의 완성된 그림책 더미로 제본되어 전시까지 이어지는 긴 과정이었어요. 전 과정을 거치면서 그림책 창작 실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워크숍에 참가를 하면 그림책 기획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원화제작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그리고 편집과 디자인까지 그림책 창작의 전 과정을 거쳐요. 저는 워크숍 이전에 그림책 창작 관련한 다른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백지상태였거든요. 심지어 썸네일을 어떻게 만드는 건지도 몰랐어요. 지금도 워크숍에서 배운 큰 틀을 토대로 저에게 더 잘 맞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작업하고 있을 정도로 창작 실무의 큰 틀을 잡을 수 있는 수업이예요.
Q. 제가 괜히 뿌듯하네요(웃음), 워크숍은 어떤 계기로 수강하게 되셨어요?
A. 어릴 때부터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앞으로 절대 그림을 그리지 않겠노라 속으로 다짐하고 10년이 지났어요. 그런데 그사이에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그림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점점 그림책에 푹 빠지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워크숍 강의실 책상 앞에 제가 앉아있더라고요. 그림은 그리지 않았지만 아마 제 안에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가득 있었던 것 같아요.
Q. 워크숍이 작가님께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A. 워크숍에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출간하게 된 것도, 지금도 계속 작업을 하며 다음 그림책을 준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이에요. 워크숍에서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무엇보다 같은 길을 가는 동료분들과 제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선배들을 만났다는 것이 가장 감사해요. 워크숍에서 만난 인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동안 워크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것 같아요.
Q. 어떤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싶으신지 앞으로의 계획을 살짝 알려주세요.
A. 저는 그림책이 좋아요. 왜 좋은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일단 책이어서 좋고요. 그림이 무려 16페이지나 있는 것도 좋고, 그림과 글 사이에서 무한히 서성이는 것도 좋아요. 글이 없는 책은 없는 책대로 재미있고, 그림이 없는 그림책도 있잖아요? 그것도 또 재밌어요. 저는 계속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그림책을 사랑하는 저의 방법이고 앞으로 책의 형식 안에서 그림과 글의 관계를 깊게 파고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림책의 독자성은 글과 그림 사이 어딘가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꾸준히 제 속에 있는 이야기 씨앗들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잘 담아 정성들여 피워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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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l 여유경 (KT&G 상상마당 교육콘텐츠사업부 기획자)
#. 해당 글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콘텐츠로 모든 글의 내용 및 저작권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에 귀속되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도용할 수 없습니다.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 수강생 박주현 작가 인터뷰
저는 그림책이 좋아요. 왜 좋은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 본 인터뷰와 콘텐츠는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수강생 박주현 작가님과 함께 한 서면 인터뷰를 정리한 것으로, 동의 하에 게시되었으며 저작권은 작품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글의 내용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귀속되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도용할 수 없습니다.
<공룡이 왔다> ⓒ박주현
Q. 주현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 수강생 박주현입니다. 저는 낮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치열하게 지내고 밤이면 책상 불을 밝히고 손끝의 이야기를 쫓는, 평생 작가로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Q.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 10기가 종강한지 1년도 더 지났네요. 졸업 이후 어떻게 지내셨어요?
A. 2020년 5월에 종강 후 일 년이 훌쩍 지났네요. 작년 하반기는 워크숍에서 꾸린 《공룡이 왔다》 더미를 세심하게 다듬어서 출간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보냈어요. 동시에 10기 동기분들과 스터디 하면서 틈틈이 새로운 이야기도 구상했고요. 올해 1월에 《공룡이 왔다》가 출간되었고, 지난 6월에는 동료작가분들과 함께 창작 그림책 더미 전시에도 참여했어요. 지금은 두 번째 그림책 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첫 그림책, 《공룡이 왔다》 소개 부탁드려요. 어떻게 창작하게 된 책인지도 궁금하네요!
A.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마음속에 잡음이 꽤 많더라고요. 진짜가 아닌 것들을 거둬내고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세상과의 접점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주인공 준이가 생겨났어요. 준이가 나타나고 공룡이 등장하자 이야기가 쭉 풀렸어요. 준이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또 그 마음에 제 마음을 포개면서 한 장 두 장 그려나갔어요. 제 자아가 두개로 분리되었다고 할까요? 준이가 저였고 또 공룡도 저였어요. 제가 공룡과 준이로 나뉘었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연필과 색연필로 찬찬히 그려나가며 주인공의 마음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공룡이 왔다 | 글 그림 박주현 | 출판사 노란상상 | 발행 2021.01
Q. 작가의 말에서, 《공룡이 왔다》는 어릴 적 자신과의 대화라고요. 어린 시절의 작가님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가슴 한쪽에 켜켜이 쌓였어요. 쌓이다 높이 차오르면 답답해졌지요. 그래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면 답답한 게 풀렸거든요. 그런데 또 금방 차올랐어요. 한때는 그런 제 성향이 싫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공룡이 왔다》의 그림을 그리면서 제 안의 어린 나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어요. 제가 말하지 못하는 저를 탓하기만 했지 제대로 들어준 적은 없더라고요. 이야기를 만들며 스스로 그동안 말하지 못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모른 척 했던 감정들을 마주했어요. 신기하게도 더미를 완성하고 나서 오랫동안 마음 한쪽을 무겁게 눌렀던 답답함이 사라졌어요. 마지막에 준이가 빙긋 웃는 것처럼 어린 시절의 저도 빙긋 웃었답니다.
Q. KBBY 추천 도서 선정, 얼마 전 재쇄까지! 경사가 가득하네요. 짧은 소감 청해봅니다(웃음)
창작의 동기가 굉장히 개인적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출간은 혼잣말이 아닌 세상과의 대화잖아요. 나의 이야기가 독백에서 대화로 나아간다고 생각하니 무척 떨렸어요. 떨리는 제 마음을 노란상상 편집팀에서 잘 잡아주셨어요. 출간 준비를 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정말 자세히 의견을 나눴어요. 이미 출간 전에 독백에서 대화로 전환이 된 거죠! 그래서 막판에는 담담한 마음이었어요. 준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책을 통해 세상과 저와의 접점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에요. 더불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창작 과정에서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해요.
A.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의 최대 강점으로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시각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림책 분야에 인연을 맺고 계신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의 이야기에 전혀 다른 관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어요. 강사 선생님들은 서 계신 자리가 다 다른 분들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어요. 칭찬과 비판, 비평과 전문적인 조언 속에서 내 이야기가 가야 할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제 일이었지요. 모든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들었어요. 그 중에 나와 방향을 같이 하는 말을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가 가고 싶은 길의 경계를 찾으며 저의 이야기가 단단해졌어요. 세상에 백 사람이 있다면 백 개의 의견이 있고,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는 나의 말로서 이미 타당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양한 의견 속에서 오히려 제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강사진의 전문성이 워낙 탁월했고, 강의의 수준이 높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룡이 왔다> 스케치 / ⓒ박주현
워크숍은 씨앗 상태의 이야기가 한 권의 완성된 그림책 더미로 제본되어 전시까지 이어지는 긴 과정이었어요. 전 과정을 거치면서 그림책 창작 실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워크숍에 참가를 하면 그림책 기획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원화제작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그리고 편집과 디자인까지 그림책 창작의 전 과정을 거쳐요. 저는 워크숍 이전에 그림책 창작 관련한 다른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백지상태였거든요. 심지어 썸네일을 어떻게 만드는 건지도 몰랐어요. 지금도 워크숍에서 배운 큰 틀을 토대로 저에게 더 잘 맞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작업하고 있을 정도로 창작 실무의 큰 틀을 잡을 수 있는 수업이예요.
Q. 제가 괜히 뿌듯하네요(웃음), 워크숍은 어떤 계기로 수강하게 되셨어요?
A. 어릴 때부터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앞으로 절대 그림을 그리지 않겠노라 속으로 다짐하고 10년이 지났어요. 그런데 그사이에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그림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점점 그림책에 푹 빠지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워크숍 강의실 책상 앞에 제가 앉아있더라고요. 그림은 그리지 않았지만 아마 제 안에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가득 있었던 것 같아요.
Q. 워크숍이 작가님께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A. 워크숍에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출간하게 된 것도, 지금도 계속 작업을 하며 다음 그림책을 준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이에요. 워크숍에서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무엇보다 같은 길을 가는 동료분들과 제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선배들을 만났다는 것이 가장 감사해요. 워크숍에서 만난 인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동안 워크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것 같아요.
Q. 어떤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싶으신지 앞으로의 계획을 살짝 알려주세요.
A. 저는 그림책이 좋아요. 왜 좋은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일단 책이어서 좋고요. 그림이 무려 16페이지나 있는 것도 좋고, 그림과 글 사이에서 무한히 서성이는 것도 좋아요. 글이 없는 책은 없는 책대로 재미있고, 그림이 없는 그림책도 있잖아요? 그것도 또 재밌어요. 저는 계속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그림책을 사랑하는 저의 방법이고 앞으로 책의 형식 안에서 그림과 글의 관계를 깊게 파고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림책의 독자성은 글과 그림 사이 어딘가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꾸준히 제 속에 있는 이야기 씨앗들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잘 담아 정성들여 피워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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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l 여유경 (KT&G 상상마당 교육콘텐츠사업부 기획자)
#. 해당 글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콘텐츠로 모든 글의 내용 및 저작권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에 귀속되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도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