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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저는 예술이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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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가 정혜진 인터뷰

전 예술이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인 팀 <6상선수들>이 만나본 홍대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2



※ KT&G 상상마당은 파견 예술인들과 함께 격주 화요일, 화요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예술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홍대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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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 소연정



Q. 홍대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해요. 홍대는 언제 처음 왔나요?


2007년에 입시 미술학원에 다녔어요. 지금은 많이 사라졌는데 당시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입시생들이 홍대로 많이 왔어요. 저는 경상도 출신인데 상경해서 홍대로 학원을 다녔죠. 그 시기 새벽 6시쯤 혼자 홍대에 도착한 적이 있어요. 그때 그 고요한 홍대 거리가 선명히 기억에 남아요.



Q. 그럼 미술작가로 본격적으로 활동한 건 언제였나요?


대학교 휴학 중에 한국실험예술정신이 만든 공간에서 알바를 했었어요. 한국실험예술정신은 실험예술이 한창 성행했을 때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단체예요. 거기서 “손과 얼굴” 강정아기획자를 처음 만났어요. 한국실험예술정신 공간에서 정아와 신진작가 전시도 기획하고 주변 작가들 수소문해서 단체전을 올리기도 했죠. 그렇게 미술계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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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진은 독립 기획자이자 미디어 작가로 홍대에서 15년 동안 활동해 왔으며, 콜렉티브 “손과 얼굴”의 멤버이다. 2015년부터 7년간 합정에서 <안티카페 손과 얼굴>을 운영했다. 정혜진작가는 사회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가치들에 주목하며 기획, 전시, 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Q. 이후에는 합정역 부근에서 예술공간도 운영하셨죠?


<안티카페 손과 얼굴>이라는 공간을 7년 정도 운영했어요. 한국실험예술정신에서 나온 후 정아와 낮에는 각자 일하고 밤에 모여서 작업했는데 직업과 생업, 그러니까 작업과 돈 버는 일이 합치가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같은 씬 안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생업을 생업답게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만든 공간이었어요.



Q. 예술가들의 생업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풀어갔나요?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2019년에 진행한 <작업과 생업>워크숍이에요. 사업계획서 쓰는 법부터 시작해서 예술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했어요. 그 외에 설치작가들을 위한 근력 운동도 하고 매주 토요일엔 예술가가 만드는 팝업 식당도 열었어요. <손과 얼굴>을 운영하면서 예술가의 자립에 대한 프로젝트를 많이 했어요.



Q. 이름을 왜 <안티카페 손과 얼굴>로 지었나요?


우선 “손과 얼굴”이라는 콜렉티브 명은 백남준의 초기 작업 ‘손과 얼굴’에서 왔어요. 젊은 백남준이 눈을 감고 자기 얼굴을 손으로 더듬거리는 작업인데, 그 작업을 봤을 때의 느낌이 우리가 활동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가장 일치한다고 봤어요. 이후 공간 명인 <안티카페 손과 얼굴>은 팀 이름에 안티카페라는 수식어를 붙였는데, 커피를 마시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고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값을 지불하면 그곳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살롱 문화의 현재 버전으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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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카페 손과 얼굴>간판과 내부 사진


Q. 월세 부담이 있었을 텐데 <손과 얼굴> 공간을 합정역 역세권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당시에는 월세 때문에 예술가들이 외곽으로, 사람도 지나다니지 않는 곳에서 뭔가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일종의 흐름이었어요. 근데 저는 예술가나 예술공간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퇴근길에 혹은 친구 만나러 가다가 맞닥뜨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역세권에 자리를 잡았는데 씬 안에 있는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길가다 “여기는 어디지? 이상해 보인다”하며 오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오갔던 공간이었어요.



Q. <손과 얼굴> 운영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은 없었나요?


중간에 한번 다른 지역으로 가기도 했는데 잘 안 맞아서 다시 홍대로 돌아왔어요. 홍대는 예술가, 학생, 직장인, 외국인이 섞여 있고 외적으로도 다양한 스타일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20, 30대 여성분들이 많이 느끼시겠지만 조금 튀는 옷을 입고 어디 가면 어른들이 뚫어져라 쳐다보잖아요. 여기서는 그런 신경을 안 써도 되니까 자유로운 것 같아요. 그리고 홍대는 예술 인프라가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이곳에서 활동하거나 거주하는 이웃 예술가들이 있어서 계속 홍대에 있을 수 있었어요.



Q. 작가님이 처음 홍대에 왔을 때와 지금 홍대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다들 홍대가 예술과 멀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작가님 생각은 어떤가요?


저도 동료들과 그 얘기를 나누긴 했는데 세대가 바뀌면서 그들이 즐기는 예술과 문화가 달라졌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통기타를 들고 버스킹을 했다면 지금은 아이돌 댄스나 숏츠를 찍는 식으로 즐기고 있고 홍대를 찾아오는 친구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있고요. 어쨌든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즐기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작가님 작업을 보면 ‘어떤 틈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예술가로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주나요?


주로 이주민과 이주공동체에 대한 작업을 했어요. 근데 저는 개인 작업에 몰두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고 주로 기획 위주로 했었죠. 평소에는 동료들의 생계 문제나 미술계 생태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외국의 경우 다양한 색깔을 가진 갤러리들이 많고 또 소속 작가들을 만들면서 미술시장도 원활하게 돌아가죠.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니까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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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끼-치기>전시와 작업현장



Q. 보통 자기 작업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벅찬데 작가님은 미술계 시스템에 대해서도 생각하시네요.


저는 미술계 안에서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즐겼으면 좋겠다, 이 생태계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지난 3월에는 영상, 설치작업하는 작가분들과 <새끼-치기>라는 전시를 했어요. 미디어나 설치작업은 작품 특성상 판매가 힘들잖아요. 그분들의 작업에서 나온 부산물들을 판매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서 전시했고 판매도 꽤 이루어졌어요. <작업과 생업>도 그렇고 계속 그런 시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작가님께 누군가가 예술가라는 직종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답하실 것 같나요?


전 예술이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예술가를 자기 좋아하는 일하는 한량 백수처럼 보더라고요. 예술이 돈으로 환산이 안 되기 때문에 노동이라고 생각하기 힘든데 저는 예술이 가치환산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자본의 논리로 환산되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필요한 어떤 것을 생산해 내는 일이고 삶에 영향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서 골방에서 뚝딱 만드는 일이라는 편견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이 직업에 대해 인식이 바뀌고 직업적으로도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Q. 예술가로 잘 먹고 잘사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예술가로 잘 먹고 사는 것… 사실 정신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 예술가들을 보면 적은 돈으로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영위하면서 살아가는 달인들이라고 해야 하나? 한 달에 100만원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죠.

작업을 하다 보면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그나마 성과로 지표가 될 수 있는 게 민간 기관과 공공 기관에서 운영하는 지원사업이나 미술상인데 뭔가 발탁돼야 하는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마음 안 다치고 심신을 튼튼하게 하는 게 작가로서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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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MA벙커, <동굴, 환영, 목소리> 작품 설치 과정


*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혜진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어 : 박주연, 이해련, 소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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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예술인 팀 ‘6상선수들’


상상마당과 함께 달리는 6명의 예술인 팀 ‘6상선수들’은 힙합프로듀서 시로스카이, 뮤지션 롱디, 시각예술가 이해련, 시각예술가 박주연, 그림책 작가 소연정, 극작가 임진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6상선수들’은 격주 화요일마다 ‘화요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인터뷰어가 되어 홍대의 예술인, 문화 예술 관계자들을 모시고 ‘홍대의 예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주제를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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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 소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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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용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23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예술로(路) 협업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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