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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스무살부터는 홍대에서 음악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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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부터는 홍대에서 음악할거야!

뮤지션 홍기(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멤버) 인터뷰 

예술인 팀 '6상선수들'이 만나본 홍대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1 


※ KT&G 상상마당은 파견 예술인들과 함께 격주 화요일, 화요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예술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홍대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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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 소연정


Q. 홍기님은 어떻게 홍대에 정착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부터 꿈이 ‘스무살부터는 홍대에서 음악하자’ 였어요.

충남 논산에서 스무살에 상경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기타를 너무 배우고 싶어서 동네 캬바레에서 기타 연주하는 분께 매일 배우러 갔어요. 그 선생님에게 매일 레슨을 받으며 기타를 익혔고, 자연스럽게 학교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서 연주를 했어요. 이후 고 3때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하려 했지만 잘 안 되어서 그냥 스무 살이 되자마자 바로 홍대로 올라왔어요. 왜 ‘홍대’였냐면 그 당시엔 음악씬이라고 하는 건 홍대 아니면 대학로밖에 없었는데, 제가 원하는 밴드음악을 하는 곳이 홍대였기 때문에 단순하게 홍대를 선택했죠.

그렇게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일단 이대 근처에 있는 한국방송아카데미에서 음향공부를 했습니다. 문제는 그때는 제가 너무 게을러서 조금 다니다가 결국 관두고, 바로 실제 음악이 있는 공간으로 곧장 가고 싶어 힙합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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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홍기

▲ 화요상상의 첫 번째 인터뷰이 ‘홍기’는 홍대 밴드음악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밴드 ‘레스카’를 시작으로,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객원 세션을 거쳐, 현재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기타리스트로서 활약 중이다. ‘홍기’는 엔지니어와 프로듀서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그가 만든 음악세계는 마니아 층 뿐만 아니라 다른 인디뮤지션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시로스카이>



Q. 그러면 홍대에 와서야 좀 더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네. 개인적으로 라이브 클럽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평소 ‘홍대에 라이브 클럽은 없나?’라는 궁금함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날 거리에 붙어있는 클럽타라는 라이브 클럽 알바 공고를 보고 바로 연락해서 출근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 클럽타에서 밴드음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그 첫 밴드 이름이 뭐였나요?


레게밴드. 레스카였어요.



Q. 그 때 홍대 분위기는 어땠나요?


처음엔 모든 게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호시절이라고나 할까. 그 당시엔 홍대에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클럽도 많았고, 뮤지션도 많아서 이쪽에서 술 먹고 있으면 저쪽에서 연락이 왔고. 늘 그렇게 다 같이 모여서 놀고 음악 했던 시절이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 때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했거나 음악씬을 떠난 사람들도 많아졌고, 그래서 지금은 그 시절 느낌은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강산이 변했다고나 할까? 그게 아니면 내가 나이가 들어서 못 따라 가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솔직하게 하긴 해요.



Q. 그럼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요?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에서 객원멤버로 세션을 했었는데, 2010년도에 불나방이 잠정 해체되면서 마지막 공연으로 해체쇼를 하기로 했어요. 그 해체쇼에서 나잠수 형이 '넌 이제 할 거 없으니 그럼 술탄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셔서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러고보니 그 장소가 상상마당이었네요.



Q. 홍기님은 엔지니어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음향 작업을 하게 되었나요?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시작한 거 같아요. 중·고등학생 때는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공연할 수 있다고’ 친구들을 꼬셨는데 그 당시에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상용화 되지도 얼마 안 되었고 가격도 비쌌고 학생으로서는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레이지본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연습해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 라인인에 무작정 녹음을 했어요. 그래서 그걸 레이지본에게 보냈어요. 그런데 답장이 온 거에요. 준규 형님이 당시에 “독특하게 녹음이 됐네요!”라는 피드백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전 그때 기술적으로 녹음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거 같아요.


그런데 홍대 올라와서 레스카와 녹음을 하려고 했는데 막상 너무 어렵더라고요. 라이브 콘솔 다루는 거 외에 믹싱과 레코딩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요. 그래서 공부를 본격적으로 계속 하게 되었고 제 음악에 적용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엔지니어 일도 같이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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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스카이와 임진희가 방문한 홍기의 작업실



Q. 지금은 주로 어떤 작업이나 활동을 하나요?


그냥 주변 사람들 것들 작업하고 있어요. 3, 4년 전 까지만 해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작업이나 공연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난 뒤에는 좀 많이 한가해졌어요. 술탄 오브 더 디스코도 잠시 쉬고 있고요. 아, 그래서 취미로 드럼 치고 있어요.



Q. 홍기님께서 작업하신 것들 중에 추천해주시고 싶은 곡이 있나요?


불고기디스코요. 다 들어보세요. 불고기디스코와의 작업에서 아날로그 서밍을 처음 시도 했는데 너무 만족해요. 그리고 더 파블로즈와 374, 전범선도. 정말 훌륭해요.



Q. 얼마 전에 결혼하셨다고 들었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평범한 결혼식 대신 홍대에서 웨딩파티를 하신 걸로 아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네. 홍대 ‘스트레인지 프룻’에서 했어요. 와이프랑 처음만난 공간이라서 그 곳에서 결혼하자가 되었어요. 모아놓은 돈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한 거라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죠. 허정욱 엔지니어가 공연 음향을 준비해줬고, 지인이 플로리스트도 해주시고, 제가 프로듀싱 했던 밴드 “더 파블로즈” 팀의 기타가 증인을 서주며 축사도 해주셨고요. 처음에는 사람이 안 오면 어떡하지? 했는데 친구들이 엄청 많이 오고 팬들도 많이 오셔서 정말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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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인지 프룻에서 열린 홍기의 결혼식 사진


Q. 스무 살 때부터 줄곧 홍대에서 활동하셨는데 혹시 홍대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셨나요?


제 모든 게 여기 있으니까요. 일, 사람, 결혼도 다 여기에서 했어요. 한 때는 딴 데를 가려고 시도도 해봤는데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저한텐 홍대가 제2의 고향이에요.



Q. 그래도 홍대 월세가 많이 비싸졌잖아요.


많이 비싸졌죠. 감당은 할 수 있으나 그렇게 되면 돈을 더 모으기가 어렵고, 월세는 너무 빡세지고 또 요새 전세사기도 많아서 불안하고요. 이제는 홍대도 강남이랑 차이가 없는 거 같아요.



Q. 예전엔 음악하면 홍대가 바로 연상되었는데 지금은 관광지화가 됐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여러 생각이 드는데요. 전 제가 나이가 들어서라는 생각도 있어요. 또 주위에 예체능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아마추어와 프로와의 경계도 많이 희미해져서 누구나 다 예술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이 발전했고, 그게 굳이 홍대가 아니어도 믹스, 마스터링, 유통사 등등 경계가 없어졌으니까. 디바이스, 기술, 직업 예술보다 생활 예술이 발전한 거죠. 전 오히려 관광특구가 된 게 좋아요.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진거니까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예전엔 예술가에 대한 편견이 강했고, 진입도 어려웠잖아요.



Q. 맞아요. 홍대는 실험의 장소였는데 요즘엔 뭔가 좀 변한 것 같아요.


옛날엔 같이 술 많이 마셨고 놀았으나 이제는 무슨 프로젝트를 할 때도 결과를 원하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행정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하게 된 거 같아요. 페스티벌만해도 옛날엔 루키나 인큐베이팅에 초점을 두었으나 이제 기준이 대중성, 테크니션에 심사기준을 두고있는 거 같아요. 점점 실험과 예술은 소외받고 있어 사람들이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느낌을 받아요.



Q. 그러면 홍대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나요?


터줏대감 경록이 형, 크라잉넛의 한경록 형이죠.



Q. 편안하게 물어볼게요. 홍대에서 생활하는 홍기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놀아요. 9시나 10시쯤 일어나서 빈둥거리다가 커피 내리고, 작업 있으면 작업하고, 없으면 유튜브를 봐요. 음향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역사 관련 채널을 보는데, 동양 역사를 좋아해서, ‘청화수’ 설화 ‘역사돋보기’ 등등 채널 보면서 계속 틀어놓고 봐요. 그리고 곧 홍대입구역 근처로 이사를 갈 계획이 있는데, 방음 공사를 직접 할 생각이고 친구와 어쿠스틱 패널 튜닝 DIY 키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관련 공부도 하고 있어요. 이게 나무 소재나 밀도에 따라서 주파수가 정말 다르거든요. 뮤지션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데 좀 합리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디자인적으로도 예쁘게 하고 싶고요.



Q. 거북이 ‘북북이’를 키우고 있잖아요.


네. 거북이인데 아마 이대로라면 사람머리만큼 커질 거 같아요. 200g이었는데 지금은 300g 됐어요!



Q. 홍기님이 꿈꾸는 미래가 있나요?


일 많이 하고 돈 많이 벌고 싶어요. 그리고 비석 세우고 싶어요. 홍대 언저리 내 묘지에. 제가 만약 음악을 그만둬도 저는 홍대에 계속 있을거예요.



Q. 마지막으로 홍대를 사랑하는 뮤지션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힘들지만 끝까지 음악합시다.



00*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홍기님께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어 : 임진희, 시로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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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예술인 팀 ‘6상선수들’


상상마당과 함께 달리는 6명의 예술인 팀 ‘6상선수들’은 힙합프로듀서 시로스카이, 뮤지션 롱디, 시각예술가 이해련, 시각예술가 박주연, 그림책 작가 소연정, 극작가 임진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6상선수들’은 격주 화요일마다 ‘화요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인터뷰어가 되어 홍대의 예술인, 문화 예술 관계자들을 모시고 ‘홍대의 예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주제를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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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 소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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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용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23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예술로(路) 협업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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