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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남들이랑 다른 시각 하나 보탤 수 있다면





<진지한 영화평론> 

이병현 평론가 인터뷰


남들이랑 다른 시각 하나 보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저는 영화평론에 무언가 기여한 바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게 평론가의 역할이라 믿고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병현입니다. 일을 시작한 지 1년 조금 넘은 사회초년생입니다. 2019년 부산일보로 등단한 이후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친구와 함께 ‘크리틱스컷’이란 문화예술 기획 단체를 결성해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이런저런 재미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박인환상을 수상했고, 2024년엔 첫 평론집을 펴낼 예정입니다.

<0과 1이 된 링컨과 릴리안 기쉬> 부산일보 (클릭)

 


Q. 평론 작업 외에도 유튜브나 브런치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선생님께서 현재 하고 계시는 다양한 작업들도 소개해주세요. 

 

A. 처음 시작한 건 브런치였습니다. 제가 등단하며 블로그에 남긴 소감이 있는데, 그때 어느 매체에서 내 기고를 받아줄지 모르겠다며 ‘정 안 되면 블로그에라도 써야겠다’고 적었습니다. 어디 발표하기엔 부족하고 버리기엔 아까운 글 위주로 블로그에 올렸죠. 유튜브는 처음엔 학교 과제를 위해 만든 영상이 몇 개 있어서, 그걸 다듬어서 유튜브에라도 올려볼까, 하다가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후 몇몇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소개 영상이나 <경주> 영상평론 등을 제작했습니다. 지금은 저와 팀원 모두 이직 등으로 바빠져 영상을 띄엄띄엄 올리고 있지만, 시간이 난다면 다시 활발히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헤어질 결심> 리뷰(클릭)

<경주> 영상평론(클릭)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지금은 ‘영화 평론’으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시대인가요?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담론을 담아냈던 지면은 이미 많이 사라졌고, 영화 평론가가 사회적으로 가졌던 권위 자체가 축소되면서, 영화 평론이라는 콘텐츠의 입지도 줄어든 것 같아요. ‘영화 가이드’의 역할은 이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맡게 되었고, 영화 커뮤니티 한 줄 영화평에 찍힌 좋아요 개수가 평론가가 기고한 비평문의 조회수보다 높을 때도 있으니까요.

 

A. 일단 ‘영화 평론’을 글로만 써서 먹고 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일반인이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요, 이런 분들도 자세히 보면 글 쓰는 것보다 GV를 더 열심히 다니거나 그러고 계시거든요. 뭐가 더 돈이 되는 건지 대충 짐작이 가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남이 영화 추천하고 소개하는 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영화 선택 전 고민이 될 때는 취향이 나와 비슷한 블로거의 글을 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죠. 그렇다고 제가 그 당시에 좋아하던 평론가보다 해당 블로거를 더 ‘권위’가 높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이번 주말에 영화 뭐 볼지 고민되는 사람이 평론가 대신 유튜버나 커뮤니티 한 줄 평을 찾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는 거죠. 세계 유수 영화제 최고상이라는 최고의 권위를 수여 받은 영화도 수익성 걱정 탓에 수입이 될까 말까 하는 판에 평론가의 긴 글에 무슨 권위가 있고 입지가 있을까요? 혹은 있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런 거에 연연하면 안 된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Q. 확실히 영화평론을 '수익성'과 묶어 생각하면 어딘가 삐걱거리는 지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또, 누구나 영화에 간단히 별점을 매기고 코멘트를 남길 수 있게 된 현 시점에서, 영화평론가라는 직업과, 비평 작업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A. 제가 항상 얘기하는 건데, 저는 정성일 평론가가 가진 한 인터뷰 때문에 평론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관총 부대>에 대해 남겨놓은 알쏭달쏭한 코멘트 때문이었죠. 그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이게 스스로 너무 자랑스러운데(웃음), 영화를 ‘카메라로 찍는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던 거다. 화면에서 카메라를 본 거다. 그때까지는 주인공과 이야기만 쫓아갔었다. 그런데 <기관총 부대>를 보다가 문득 “아, 영화는 카메라로 찍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카메라라는 존재를 알게 된 거다.”

이 부분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영화는 당연히 카메라로 찍는 거 아닌가? 근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때까지 영화를 보고 또 보자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도 쓰게 됐습니다. 한참 후에야 저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됐죠.

제가 영화평론가라고 밝히면 많은 사람이 신기해하며 “감독에는 관심 없냐”고 묻습니다. 저는 아주 예전부터 감독에는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세르주 다네한테 영향 받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여하튼 저는 영화평론이라는 것도 하나의 문학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르건 좋은 글은 오래 살아남을 테니, 저는 그저 좋은 글을 쓰고 싶을 뿐입니다. 남들이랑 다른 시각 하나 보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영화평론에 무언가 기여한 바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게 평론가의 역할이라 믿고요.

 


Q. 좋은 글은 오래 살아남는다. 비단 문학뿐만 아니라 노래 가사, 심지어는 짧은 광고 캐치프레이즈까지, 줄곧 회자되는 텍스트들은 분명히 오래 곱씹어볼 만한 지점이 있네요. 선생님처럼 그저 좋은 글을 쓰고 싶어 영화평론을 도전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연유로 영화평론을 시작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분들이 계시겠죠? 어쩌면 그런 분들이 이번에 저희가 런칭한 <진지한 영화평론>을 수강 하시리라 생각되고요. 혹시 영화평론을 써보고자 마음먹은 예비 수강생분들께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 세상에 소설이나 시를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영화평론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상한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저 역시 항상 그런 이상한 사람이었고, 또 그런 이상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글을 써왔습니다. 이상한 일에 꽂힌다는 건 자기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기왕에 시작한 거 끝은 한 번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알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상상마당에서 여실 수업, <진지한 영화평론>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힘을 쏟을 생각이신가요?

 

A. 영화평론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영화만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긴 한데, 영화의 이야기를 보는 게 아니라 영화의 화면을 볼 줄 알아야만 좋은 평론을 쓸 수 있거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를 반복해 보면서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 짧은 시간이지만 이 부분에 집중하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영화로 볼 줄 아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Q. 얼마 전 책을 내셨다고 들었어요. 책 소개와 함께 마무리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A. 24년 1월, <영화가 거기 있으니까>라는 제목을 가진 제 첫 영화평론집이 출간 됐습니다. 텀블벅 펀딩을 마치고 현재 열심히 배송 중입니다. 좋은 기회를 만나 중소 출판사 창작 콘텐츠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장평이 너무 적어 부끄럽지만 제가 등단 후 쓴 글 중 나름대로 괜찮은 것들을 모아 엮어냈으니, 관심이 있으면 한 번 구매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병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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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ㅣ 기획자 조원현 1hyun@ssm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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