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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2025 지-음] 서현 작가 <아빠비평> 출간 기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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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관적인 존재 '아빠'를 향한 가장 객관적인 시선 <아빠비평> - 작가 '서현’




Q1. 먼저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아빠와 30년간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딸입니다. 아빠가 물려주신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며, 돌고 돌아 현재는 예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Q2. 오랫동안 품어온 원고가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무사히 마침표를 찍은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상상으로 그려오던 책이 손에 잡히니 비로소 실감이 나네요. '독립'출판이지만 역설적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여러 사람들과의 직접 교류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 독립출판이라는 걸 느낀 4개월이었어요. 이 책의 원고를 처음 쓴 건 사실 오래되었고, 계속 망설였는데 상상마당 지-음 사업 덕분에 잘 완성한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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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이번에 출간하신 책 《아빠비평》은 어떤 책인지 직접 소개를 부탁드려요.

A. 가장 주관적인 존재인 아빠를 가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바라본 사진에세이입니다. 아빠와 오래 같이 살며, 또 둘이 여행을 자주 다니며 느꼈던 감정들을 쓴 글과 사진들을 비평이란 형식 안에 담았습니다. 

 

Q4. ‘비평’이라는 단어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어떤 독자들과 만나고 싶으신가요?

A. 50-60년대생 아버지를 두신 동시대 독자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아빠’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Q5. 가족이라는 관계는 워낙 가깝다 보니 오히려 담백하게 담기가 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집필하며 가장 경계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A. 가족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담하게 담고 싶었어요. 제일 경계했던 건 ‘가족과 잘 지내자, 서로 배려하자’와 같은 뉘앙스였어요. 현대 가족은 형태나 기준이 모호해졌고, 그 관계와 사정도 천차만별이라 가족의 정의나 어떤 당위를 말하는 건 ‘감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와 저의 아빠에만 최대한 집중해서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가까워서, 너무 사랑해서 가족과 싸우죠. 적어도 저는 애정이 없는 상대에겐 화는커녕 글도 쓰지 않아요. 때론 연을 끊고 싶을 정도로 미워해도 결국은 가족이었고, 비평이라는 객관적 시선 사이에 사랑을 숨겨두고 싶었어요. 대놓고 가족 사랑을 말하는 건 너무 부끄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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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수많은 기록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쌓인 기록물을 인지하게 된 순간이에요. 마구잡이로 썼던 글들을 시간이 지나 보니 창피하기도 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니 스스로를 위로해 주고 싶기도 하고 철없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런 변화하는 감정 자체가 재밌어서 비슷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어요. 

 

Q7. 평소 사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은데, 작가님을 자극하는 관심 주제들은 주로 어떤 것들인가요?

A. 찍는 행위, 기록으로서의 사진, 현상하는 과정, 인화된 사진으로 여러 실험을 해보는 것, 매체의 역사와 매체로서의 역할 등등 사진의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아요. 

 

Q8. 사실 처음 이 책의 기획이 ‘대나무숲’에서 시작되었다는 비하인드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A. 엄마, 언니가 차례대로 출가하며 지금은 저희 본가에 할머니, 아빠, 저 이렇게 셋이 살고 있는데요. 3대에 걸친 여러 갈등의 중심에는 아빠가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아빠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세계 같다고 할까요. 세세한 것들을 다 말하기엔 가족 욕은 누워서 침 뱉기라 누구에게도 말 못 했던 답답한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글을 쓴 게 이 책의 원고가 되었어요. 말 그대로 저만 볼 생각으로 썼던 ‘대나무숲’이 퇴고를 거쳐 지금의 책이 되었습니다. 

 

Q9. 작업 과정에서 창작자로서 가장 큰 고비를 겪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인쇄소에 최종 원고를 넘기던 날이 제일 힘들었어요. 몇 번씩 수정을 해도 원고가 마음에 안 들고, 분량이 적은 것 같고, 수정하고 싶은데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퇴고를 미루게 되었어요. 정말 최최최종의 날에 밤을 새워서 원고를 넘기고 출근했는데 반성을 절로 하게 되는 날이었어요. 앞으로 작가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면 성실과 부지런함은 꼭 함양해두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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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반대로 "이 책을 만들길 정말 잘했다" 싶을 만큼 즐거웠던 기억도 있으실 것 같아요.

A. 옛날 사진을 모으고 스캔한 순간이에요. 아날로그 사진을 디지털화하고 다시 책이라는 아날로그 매체로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소중한 기억이 되었어요. 부모님도 기록을 좋아하셔서 앨범이 정말 많아요. 앨범에 채 넣지 못하고 블록처럼 모아놓은 사진 뭉치들도 많아 정리가 잘 안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아빠 인생의 하이라이트 순간들과 저와 함께 한 사진들을 모아보며 추억 여행을 제대로 했습니다. 


Q11. 전공 공부와 맞물려 책의 성격이 ‘사진집’에서 ‘에세이’로 조금씩 변해온 과정도 눈에 띕니다.

A. 글을 이렇게 많이 쓸 생각은 없었는데 ‘비평’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글을 더 쓰게 됐어요. 원래는 사진집이라 할 만큼 사진이 주였다면, 지금은 에세이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처음 이 책을 구성했던 때가 대학원 입학 전이라 비평이나 논문 형식에 엄청 익숙한 건 아니었어요. 이후 공부를 더 하며 비평이라고 하려면 최소한의 분량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Q12. 아빠라는 가까운 존재의 사생활을 다루다 보니, 어디까지 공개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으셨을 것 같은데요.

A. 내용을 어디까지 거둬낼지 많이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아빠의 사생활이 포함되어 있어 고민했던 부분이었어요. 참 이상하게 다른 책들을 읽을 땐 우울증, 자살을 비롯해 여러 극단적이고 잔인한 내용을 읽어도 담담한데 제 이야기를 쓸 땐 아주 사소한 부분도 자기검열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때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게 멘토링이었어요. 이로 작가님께서 더 드러내도 된다고 하시며 여러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 이후로 원고를 많이 손보았고 이전보다 좋아졌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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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이번 프로젝트를 거치며 작가님 스스로 가장 크게 성장하거나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나요?

A. 글을 쓰는 것이 편해졌어요. 원래는 나만 보는 글을 쓰면서도 자기검열이 심했는데 책을 퇴고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오히려 내가 쓰는 초안은 안전하다는 전제가 생긴 것 같아요. 이번 책에 실은 글 중에는 불과 1달 전에 쓴 글도 있는데,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요. 훨씬 솔직하고, 그래서 안정적으로 느껴졌어요. 뭐든 만들어보고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Q14. 지치지 않고 작업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순수하게 재밌었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생에서 1순위로 추구하는 게 재미인데 제일 좋아하는 주제로, 제일 좋아하는 글을 쓰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계속 작업할 수 있었어요. 애초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좋아하는 걸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 걸 알다 보니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서 잘해보고자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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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15. 책 속에서 작가님이 가장 아끼거나 특별하게 생각하는 페이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가장 첫 페이지 and 마지막 페이지의 사진입니다. 두 사진은 유치원에서 아빠 직업체험을 진행한 같은 날 찍은 사진들이에요. 아빠와 저는 취미가 정말 비슷한데 그게 잘 보이는 사진이기도 해요. ‘따로, 같이’가 잘 어울리는 세트 사진 2장이라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책등의 제목 <아빠비평>도 일반 책과 반대 방향으로 적었어요. 정면 표지를 한 손에 잡았을 때 제목이 자연스럽게 읽혔으면 좋겠어서 일부러 반대 표기를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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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6. 책의 컨셉을 살려 '논문'이나 '비평'의 형식을 차용한 디자인도 인상적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A. 도판 파트입니다. 책의 형식이 논문이라 마지막에 ‘도판’을 넣고 싶었는데 사진은 이미 내용에 다 삽입되어 있어 뭘 넣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스티커를 첨부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스티커는 표지를 꾸밀 수 있는 장치가 돼요. 독립출판만의 재밌는 요소를 넣고 싶었는데 형식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도 돼서 좋아요. 

 

Q17. 멘토링을 통해 배운 '여백'의 미학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A. 베테랑 멘토 분들을 만나 하나하나 너무 귀한 배움이었지만, 하나를 꼽자면 ‘여백’에 대한 것이에요. 영민 작가님의 1:1 멘토링 이후에 글과 사진 배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배울 수 있었고, 여백의 미학을 책에 적용하게 되었어요. 이전 원고에서는 왠지 모를 촌스러움이 있었는데 여백을 수정하고 나니 훨씬 보기 편하고 사진에 더 몰입 되더라고요. 이외에도 종이 선택과 폰트 크기 등 세세한 조언들까지 받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Q18. [지-음] 프로그램을 함께한 동료 창작자들과의 피드백 시간도 무척 기억에 남으실 것 같아요.

A. 멘토링과 더불어 다른 팀원 분들이 피드백을 주셨던 것들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결국 제가 쓰고 디자인하고 인쇄를 맡겨 만든 책이지만 혼자서는 결코 못 만들었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지수님과는 메일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는데 여러 의견을 주신 게 도움이 되었고 첫 독자로서의 평을 남겨주신 게 신기하기도 했어요. 


Q19. 책이 나온 뒤, 아빠의 반응이 가장 궁금합니다. 혹시 책을 전달하셨나요?

A. 초상권 때문에 사진을 써도 된다는 허락은 받았는데, 아직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못했어요. 아무래도 아빠에게 제일 먼저 보여드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같이 미뤄진 것 같아요. 

 

Q20. 이번 작업을 시작으로 작가님이 꿈꾸는 다음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A. 필름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엔 그 주제가 ‘아빠’였던 것이고 앞으로는 제 주변에서 확장해나가 다양한 대상들을 찍고 탐구해 보고 싶습니다. 


Q21. 마지막으로, 독립출판에 도전하려는 동료 창작자 분들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A. “다트 과녁을 적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던지는 거다. 재채기하듯 창작을 해라.” 고성배 작가님께서 멘토링 때 하신 말씀인데, 웃기면서 정곡을 찌르는, 저에게 꼭 필요했던 말이라 기억에 남아요.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일단 감각으로 접할 수 있는 실체를 내놓는 게 불안을 잠재우고 뭐라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이제 다트 1개 던졌을 뿐이지만, 고민되는 이유 10가지보다 하고 싶은 이유 1가지를 밀고 많이 시도하다 보면 목표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요? 저와 같은 고민 중이신 창작자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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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비평] 은 서현 작가님 메일 및 입고된 서점에서 구매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서현 작가

📌구매 신청 : m96ro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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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 : @sanseo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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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ㅣ 기획자 조원현 1hyun@ssm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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