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총평
전건우 심사위원
올해도 열 줄 소설 공모전을 심사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한 영광이기도 했고요. 이 공모전의 시작부터 함께 한 저는 응모작의 수준이 매해 올라간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례해 응모 편수 역시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는 무려 4천 편이 넘는 작품이 들어왔다고 하니 이제 이 공모전이 예비 작가들의 축제처럼 자리매김한 게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아주 많은 작품을 읽어야 했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각 작품의 면면이 뛰어났기에 그건 무척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했죠. 고민을 거듭하고 몇 번 계속해서 읽고 혹여 내가 틀렸을까봐 조심하면서 뽑아낸 이 열 편은, 그렇기에 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열 편의 작품 모두 본심에 올라올 자격이 있었습니다.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수준이었고, 독자에게 선보이고 싶은 이야기였거든요. 설령 이 열 편 안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으로 누군가의 작가 인생이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요. 수상한 분도, 그렇지 못한 분도 이 공모전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 이벤트가 오래 지속될 수 있으니까요. 수상한 분들은 이제 열 줄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니 스무 줄, 서른 줄로 분량을 조금씩 더해가며 작품을 쓰면 좋겠습니다. 계속해서 쓰는 것이야말로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비결이거든요. 좋은 작품 내주신 모든 응모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심사하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열 줄을 궁리하는 동안, 그리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동안 행복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무언가를 창조해 낼 때의 그 행복감을 잊지 마세요. 그것이 여러분을 창작자의 길로 인도하니까요. 이 공모전에 도전한 모든 분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건우 작가
대학에서 해운경영학을 전공하고 6년간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2008년 『한국공포문학단편선』,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을 통해 데뷔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어둠, 그리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빛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호러 미스터리 소설을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 추리능력자편 출연.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금요일의 괴담회』, 『냉면』, 『한밤중에 나 홀로』 등다수 출간.
김학제 심사위원
올해 <열 줄 소설 공모전>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심사를 맡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작년엔 본 공모전 특유의 즐겁고 유쾌한 창작 분위기에 큰 기쁨을 얻었었는데요. 올해엔 문학적 고민의 흔적들, 썼다가 지운 연필 자국 같은 것이 느껴져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만의 착각일 수 있겠지만, 올해 응모자 여러분께선 재미보단 문학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작년처럼 '열 줄 소설'이라는 독특하고 재밌는 형식에 집중하는 것도, 올해처럼 문학에 대해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저 이 멋진 창작 열기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이어 나가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공모전 주최사 및 출판사의 일원으로서 한 가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수상 후보작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하트와 댓글)이 제게 굉장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을 통해 독자는 무엇을 읽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남기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는 저 같은 편집자뿐만 아니라 창작자에게도 굉장히 귀한 자산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여러분의 한 줄 한 줄 덕분에 많은 창작자가 기운을 얻어 더 멋진 방향으로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 점을 꼭 알아주시기를요.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심사평은 작품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메커니즘에 집중하며 작성했습니다. 좋긴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모든 응모자, 모든 독자께 찬사를 보내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학제 편집팀장
2016년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과 함께 론칭한 과학 문학 전문 출판사 ‘허블’의 편집 팀장이다. '허블' 주최의 한국과학문학상을 통해 《관내분실 (김초엽 著)》,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著)》, 《천 개의 파랑 (천선란 著)》 등의 작품을 발굴, 국내 최초 휴고상 3년 연속 노미네이트 된 《나인폭스 갬빗 (이윤하 著)》 등을 출판하여 국내 SF 열풍을 견인했다.
작품 별 심사평
🥇대상 [유일무이] _ 김시루 작가
"첫째와 막내 사이에 끼어 둘째로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만한 작품입니다. 무한 신뢰를 얻는 첫째와 무한 사랑을 받는 막내가 공동 1등이라면, 그래요, 둘째는 늘 3등일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3등인 둘째만이 부모님의 수목장을 찾는다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공동 1등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주인공은 꾸준한 3등이 되어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었네요. 짧은 내용 속에 여러 감상을 담은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_ 전건우 작가
"신선한 발상과 그 발상을 뒷받침하는 건조하면서도 따듯한 휴머니즘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본론에 해당하는 화자의 정서적 상황을 드러냄에 앞서, 도입부에 똑 부러지는 진술로 독자의 관심을 확보하는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건조함과 따듯함, 어찌 보면 물과 기름 같은 이 두 정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최우수 [UFC] _ 도비 작가
"누구에게나 찬란한 순간은 있고, 무언가에 몰두하며 즐거워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다만 늙어가면서 그런 걸 하나씩 잃어버릴 뿐이죠. 나이가 든다는 건,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게 더 많아지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아는 어떤 할머니는 프로레슬링을 그렇게 좋아하셨습니다. 그랬기에 이 작품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꽤 현실적으로 느꼈거든요. 게다가 마지막의 귀여운 반전은 단번에 이 작품과 사랑에 빠진 이유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잠든 상태에서도 어쩌면 격투를 벌이고 계셨던 게 아닐까요? 할머니가 그 격투에서 이겨 다시 눈 뜨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노인의 꽉 쥔 주먹은 의외로 꽤 강력하거든요!" _ 전건우 작가
"할머니, 아빠, 나로 이어지는 삼대를 한 장면으로 연결하는 구성이 멋들어진 작품입니다. 그 연결고리가 '요양원'과 '할머니'가 가진 전형성과 대치하는 'UFC'란 것도 신선합니다. 또한, 결국 남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 아닌 정서와 장면이라는 점도 좋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최우수 [해방] _ 김성민 작가
"자, 이토록 짧으면서도 또 이토록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모든 문장 속에 효과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건 작가의 솜씨가 범상치 않다는 걸 나타내죠. 특히 근래 일어난 몇 가지 답답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 속 이야기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너무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글쎄요 이 작품 속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영원히 잊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큰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_ 전건우 작가
"결코 지워지지 않은 붉은 점 하나를 독자의 마음 안에도 선명히 남기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새, 철장, 붉은 점을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서사적으로도 매끄럽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역사와 세대에 대한 정서마저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감각 묘사의 힘이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묵언(黙言)] _ 김지은 작가
"한때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죠.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결국 이것도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라 패션의 영역이라고. 저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미니멀리즘의 광풍이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며 이내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를 제거하는 수술이 유행이라는 이 작품의 서두를 읽으며 저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작가의 담담한 어조와는 반대로 그건 꽤 충격적인 발상이거든요. 그럼에도 이 작품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이 사회가 차라리 묵언을 택해야 할 만큼 너무나 시끄럽기 때문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우는 소리 내는 게 싫어 묵언을 택했다는 대목에서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_ 전건우 작가
"세대의 정서와 감수성을 꿰뚫는 근미래적 상상력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목소리를 제거한다는 상상력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화자의 슬픈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모든 정서의 방향이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향하게 한다는 점과 더불어 소리의 기능을 잃은 목이 그저 통로가 되어 나와 고독한 미래를 연결한다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장치] _ 박현준 작가
"감동적이네요.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장치라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면서도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주인공이 행복해지게 해달라는 소원, 그건 이미 누군가가 빈 소원인 거죠. 적어도 주인공은 불행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자기의 행복을 빌어줄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짧은 이야기 안에서도 감동과 따스함을 느끼게 만드는 작가의 재주에 박수를 보냅니다." _ 전건우 작가
"유명 우화가 주는 감동과 섬뜩함을 동시에 주는 작품입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지만, 여기에 여러 제약과 상황을 적재적소로 추가해 내면에 와닿는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돋보였습니다. 결말부에서 화자의 내면과 상황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암시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후벼파듯 마무리한 점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완벽한 거푸집] _ 당신의 쌍둥이 작가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규격에 맞는 인간이 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그걸 꽤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푸집에 맞추기 위해 신체를 변형해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소설 밖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무척 훌륭합니다. 작가의 상상력과 사고가 무척 크고 넓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_ 전건우 작가
"매력적인 성장소설 세계관을 적재적소의 묘사와 설명으로 잘 구현한 작품입니다. 성장에 동반하는 고통을 기형적 신체로 변주하고 이를 그로테스크한 묘사로 구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화자의 내면과 목소리가 짧지만 강렬하게 울려서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추억창고] _ 이루어 작가
"아! 이 얼마나 슬프고 애잔한 반전인가요. '추억 창고'라는 설정에서부터 감정을 건드리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짧지만 생생한 묘사를 통해 추억 창고의 존재감을 드러내죠. 만약 이런 창고가 있다면, 그 안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문득 제 지난날을 되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그'를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찾으려고 추억 창고로 향했지만 그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소유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 아이러니 속에서 비릿한 슬픔을 느끼는 한편,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정의를 새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작가는 단 몇 줄로 이런 감상을 선사했고, 이건 참 뛰어난 솜씨입니다." _ 전건우 작가
"추억하는 마음을 감각적인 디테일로 잘 구성한 작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서사를 암시하면서 추억하는 마음에 아련함을 곁들이는데요. 그에 대한 숨겨진 서사가 궁금해질 만큼, 화자와 세계관을 잘 완성시켜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푸른바다거북] _ 김지현 작가
"거북목으로 살아온지 어언 십여 년, 이 작품을 보자 서글픔과 함께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대인의 피로감을 이토록 선명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요? 그런 한편으로는 '푸른바다거북'이라면 나쁘지 않다는 자조 섞인 한 마디가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충분히 냉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 소재 안에서도 '희망'을 선택했고, 그게 독자의 마음을 울리리라 생각합니다. 습한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차라리 푸른바다거북이 되어 투명한 바다를 헤엄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위트에 박수를 보냅니다." _ 전건우 작가
"신선한 발상과 문학적 환상성이 잘 어울려진 작품입니다. 바다거북에 대한 세심하고 선명한 묘사가 화자의 내면을 잘 암시하는데요. 우리 모두가 가진 삶의 애환과 귀여움을 잘 환기시켜 주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새로운 글이 작성되었습니다. (129)] _ 김설아 작가
"열 줄 괴담 공모전이 있다면 이 작품은 단연 1등을 차지했을 겁니다. 그만큼 섬뜩하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 이야기가 단지 픽션만은 아니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뉴스 기사의 한 귀퉁이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괴담은 현실의 시대상을 반영하게 되죠. 그러니 이 작품이야말로 지금의 비정한 시대에 딱 맞는 그런 괴담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오히려 짧아서 더 오싹하게 다가오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_ 전건우 작가
"가장 <열 줄 소설 공모전>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밍웨이가 썼다고 알려진 여섯 단어 소설 <아기 신발>에 대한 현대판 패러디로 읽어도 좋겠는데요. 패러디에 걸맞은 사회 풍자가 인상적입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테라리움 지구] _ 기무 작가
"가끔 그런 상상을 하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가 누군가의 장난감이나 아니면 만들어진 세계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상상 말이죠. 참으로 SF적인 상상이지만 이것이 꽤 섬뜩하게 다가오는 건 가끔은 정말로 그런 가설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연한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기상 이변이나 기후 위기 등도 인간이 자초해서 절대적인 어떤 존재가 벌을 내리는 게 아닌가 생각하면 무척 오싹해지는 거죠. 이 작품은 그런 상상을 꽤 재미있게 담아냈습니다. 테라리움의 관리자인 주인공 역시 누군가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는 상상, 저는 이 지점에서 박수를 쳤습니다. 한편으로는 팔뚝에 돋은 소름을 쓸어내리면서요." _ 전건우 작가
"인간 중심적 시선이 비인간으로 전환하는 부분을 잘 포착한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테라리움에 대한 세밀한 공간 묘사는 환상성을 느끼게 하고, 이는 곰팡이, 나방, 톡토기 같은 생소하고 다소 혐오스런 존재까지 다르게 볼 수 있게끔 만듭니다. 지구와 테라리움, 인간과 테라리움 속 존재를 알레고리로 연결하는 구성도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심사 총평
올해도 열 줄 소설 공모전을 심사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한 영광이기도 했고요. 이 공모전의 시작부터 함께 한 저는 응모작의 수준이 매해 올라간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례해 응모 편수 역시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는 무려 4천 편이 넘는 작품이 들어왔다고 하니 이제 이 공모전이 예비 작가들의 축제처럼 자리매김한 게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아주 많은 작품을 읽어야 했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각 작품의 면면이 뛰어났기에 그건 무척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했죠. 고민을 거듭하고 몇 번 계속해서 읽고 혹여 내가 틀렸을까봐 조심하면서 뽑아낸 이 열 편은, 그렇기에 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열 편의 작품 모두 본심에 올라올 자격이 있었습니다.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수준이었고, 독자에게 선보이고 싶은 이야기였거든요. 설령 이 열 편 안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으로 누군가의 작가 인생이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요. 수상한 분도, 그렇지 못한 분도 이 공모전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 이벤트가 오래 지속될 수 있으니까요. 수상한 분들은 이제 열 줄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니 스무 줄, 서른 줄로 분량을 조금씩 더해가며 작품을 쓰면 좋겠습니다. 계속해서 쓰는 것이야말로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비결이거든요. 좋은 작품 내주신 모든 응모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심사하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열 줄을 궁리하는 동안, 그리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동안 행복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무언가를 창조해 낼 때의 그 행복감을 잊지 마세요. 그것이 여러분을 창작자의 길로 인도하니까요. 이 공모전에 도전한 모든 분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건우 작가
대학에서 해운경영학을 전공하고 6년간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2008년 『한국공포문학단편선』,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을 통해 데뷔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어둠, 그리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빛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호러 미스터리 소설을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 추리능력자편 출연.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금요일의 괴담회』, 『냉면』, 『한밤중에 나 홀로』 등다수 출간.
올해 <열 줄 소설 공모전>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심사를 맡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작년엔 본 공모전 특유의 즐겁고 유쾌한 창작 분위기에 큰 기쁨을 얻었었는데요. 올해엔 문학적 고민의 흔적들, 썼다가 지운 연필 자국 같은 것이 느껴져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만의 착각일 수 있겠지만, 올해 응모자 여러분께선 재미보단 문학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작년처럼 '열 줄 소설'이라는 독특하고 재밌는 형식에 집중하는 것도, 올해처럼 문학에 대해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저 이 멋진 창작 열기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이어 나가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공모전 주최사 및 출판사의 일원으로서 한 가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수상 후보작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하트와 댓글)이 제게 굉장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을 통해 독자는 무엇을 읽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남기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는 저 같은 편집자뿐만 아니라 창작자에게도 굉장히 귀한 자산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여러분의 한 줄 한 줄 덕분에 많은 창작자가 기운을 얻어 더 멋진 방향으로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 점을 꼭 알아주시기를요.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심사평은 작품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메커니즘에 집중하며 작성했습니다. 좋긴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모든 응모자, 모든 독자께 찬사를 보내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학제 편집팀장
2016년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과 함께 론칭한 과학 문학 전문 출판사 ‘허블’의 편집 팀장이다. '허블' 주최의 한국과학문학상을 통해 《관내분실 (김초엽 著)》,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著)》, 《천 개의 파랑 (천선란 著)》 등의 작품을 발굴, 국내 최초 휴고상 3년 연속 노미네이트 된 《나인폭스 갬빗 (이윤하 著)》 등을 출판하여 국내 SF 열풍을 견인했다.
작품 별 심사평
🥇대상 [유일무이] _ 김시루 작가
"첫째와 막내 사이에 끼어 둘째로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만한 작품입니다. 무한 신뢰를 얻는 첫째와 무한 사랑을 받는 막내가 공동 1등이라면, 그래요, 둘째는 늘 3등일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3등인 둘째만이 부모님의 수목장을 찾는다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공동 1등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주인공은 꾸준한 3등이 되어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었네요. 짧은 내용 속에 여러 감상을 담은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_ 전건우 작가
"신선한 발상과 그 발상을 뒷받침하는 건조하면서도 따듯한 휴머니즘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본론에 해당하는 화자의 정서적 상황을 드러냄에 앞서, 도입부에 똑 부러지는 진술로 독자의 관심을 확보하는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건조함과 따듯함, 어찌 보면 물과 기름 같은 이 두 정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최우수 [UFC] _ 도비 작가
"누구에게나 찬란한 순간은 있고, 무언가에 몰두하며 즐거워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다만 늙어가면서 그런 걸 하나씩 잃어버릴 뿐이죠. 나이가 든다는 건,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게 더 많아지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아는 어떤 할머니는 프로레슬링을 그렇게 좋아하셨습니다. 그랬기에 이 작품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꽤 현실적으로 느꼈거든요. 게다가 마지막의 귀여운 반전은 단번에 이 작품과 사랑에 빠진 이유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잠든 상태에서도 어쩌면 격투를 벌이고 계셨던 게 아닐까요? 할머니가 그 격투에서 이겨 다시 눈 뜨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노인의 꽉 쥔 주먹은 의외로 꽤 강력하거든요!" _ 전건우 작가
"할머니, 아빠, 나로 이어지는 삼대를 한 장면으로 연결하는 구성이 멋들어진 작품입니다. 그 연결고리가 '요양원'과 '할머니'가 가진 전형성과 대치하는 'UFC'란 것도 신선합니다. 또한, 결국 남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 아닌 정서와 장면이라는 점도 좋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최우수 [해방] _ 김성민 작가
"자, 이토록 짧으면서도 또 이토록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모든 문장 속에 효과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건 작가의 솜씨가 범상치 않다는 걸 나타내죠. 특히 근래 일어난 몇 가지 답답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 속 이야기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너무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글쎄요 이 작품 속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영원히 잊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큰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_ 전건우 작가
"결코 지워지지 않은 붉은 점 하나를 독자의 마음 안에도 선명히 남기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새, 철장, 붉은 점을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서사적으로도 매끄럽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역사와 세대에 대한 정서마저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감각 묘사의 힘이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묵언(黙言)] _ 김지은 작가
"한때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죠.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결국 이것도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라 패션의 영역이라고. 저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미니멀리즘의 광풍이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며 이내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를 제거하는 수술이 유행이라는 이 작품의 서두를 읽으며 저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작가의 담담한 어조와는 반대로 그건 꽤 충격적인 발상이거든요. 그럼에도 이 작품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이 사회가 차라리 묵언을 택해야 할 만큼 너무나 시끄럽기 때문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우는 소리 내는 게 싫어 묵언을 택했다는 대목에서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_ 전건우 작가
"세대의 정서와 감수성을 꿰뚫는 근미래적 상상력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목소리를 제거한다는 상상력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화자의 슬픈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모든 정서의 방향이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향하게 한다는 점과 더불어 소리의 기능을 잃은 목이 그저 통로가 되어 나와 고독한 미래를 연결한다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장치] _ 박현준 작가
"감동적이네요.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장치라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면서도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주인공이 행복해지게 해달라는 소원, 그건 이미 누군가가 빈 소원인 거죠. 적어도 주인공은 불행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자기의 행복을 빌어줄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짧은 이야기 안에서도 감동과 따스함을 느끼게 만드는 작가의 재주에 박수를 보냅니다." _ 전건우 작가
"유명 우화가 주는 감동과 섬뜩함을 동시에 주는 작품입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지만, 여기에 여러 제약과 상황을 적재적소로 추가해 내면에 와닿는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돋보였습니다. 결말부에서 화자의 내면과 상황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암시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후벼파듯 마무리한 점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완벽한 거푸집] _ 당신의 쌍둥이 작가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규격에 맞는 인간이 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그걸 꽤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푸집에 맞추기 위해 신체를 변형해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소설 밖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무척 훌륭합니다. 작가의 상상력과 사고가 무척 크고 넓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_ 전건우 작가
"매력적인 성장소설 세계관을 적재적소의 묘사와 설명으로 잘 구현한 작품입니다. 성장에 동반하는 고통을 기형적 신체로 변주하고 이를 그로테스크한 묘사로 구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화자의 내면과 목소리가 짧지만 강렬하게 울려서 참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추억창고] _ 이루어 작가
"아! 이 얼마나 슬프고 애잔한 반전인가요. '추억 창고'라는 설정에서부터 감정을 건드리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짧지만 생생한 묘사를 통해 추억 창고의 존재감을 드러내죠. 만약 이런 창고가 있다면, 그 안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문득 제 지난날을 되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그'를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찾으려고 추억 창고로 향했지만 그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소유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 아이러니 속에서 비릿한 슬픔을 느끼는 한편,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정의를 새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작가는 단 몇 줄로 이런 감상을 선사했고, 이건 참 뛰어난 솜씨입니다." _ 전건우 작가
"추억하는 마음을 감각적인 디테일로 잘 구성한 작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서사를 암시하면서 추억하는 마음에 아련함을 곁들이는데요. 그에 대한 숨겨진 서사가 궁금해질 만큼, 화자와 세계관을 잘 완성시켜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푸른바다거북] _ 김지현 작가
"거북목으로 살아온지 어언 십여 년, 이 작품을 보자 서글픔과 함께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대인의 피로감을 이토록 선명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요? 그런 한편으로는 '푸른바다거북'이라면 나쁘지 않다는 자조 섞인 한 마디가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충분히 냉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 소재 안에서도 '희망'을 선택했고, 그게 독자의 마음을 울리리라 생각합니다. 습한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차라리 푸른바다거북이 되어 투명한 바다를 헤엄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위트에 박수를 보냅니다." _ 전건우 작가
"신선한 발상과 문학적 환상성이 잘 어울려진 작품입니다. 바다거북에 대한 세심하고 선명한 묘사가 화자의 내면을 잘 암시하는데요. 우리 모두가 가진 삶의 애환과 귀여움을 잘 환기시켜 주어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새로운 글이 작성되었습니다. (129)] _ 김설아 작가
"열 줄 괴담 공모전이 있다면 이 작품은 단연 1등을 차지했을 겁니다. 그만큼 섬뜩하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 이야기가 단지 픽션만은 아니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뉴스 기사의 한 귀퉁이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괴담은 현실의 시대상을 반영하게 되죠. 그러니 이 작품이야말로 지금의 비정한 시대에 딱 맞는 그런 괴담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오히려 짧아서 더 오싹하게 다가오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_ 전건우 작가
"가장 <열 줄 소설 공모전>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밍웨이가 썼다고 알려진 여섯 단어 소설 <아기 신발>에 대한 현대판 패러디로 읽어도 좋겠는데요. 패러디에 걸맞은 사회 풍자가 인상적입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
🥉 우수 [테라리움 지구] _ 기무 작가
"가끔 그런 상상을 하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가 누군가의 장난감이나 아니면 만들어진 세계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상상 말이죠. 참으로 SF적인 상상이지만 이것이 꽤 섬뜩하게 다가오는 건 가끔은 정말로 그런 가설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연한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기상 이변이나 기후 위기 등도 인간이 자초해서 절대적인 어떤 존재가 벌을 내리는 게 아닌가 생각하면 무척 오싹해지는 거죠. 이 작품은 그런 상상을 꽤 재미있게 담아냈습니다. 테라리움의 관리자인 주인공 역시 누군가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는 상상, 저는 이 지점에서 박수를 쳤습니다. 한편으로는 팔뚝에 돋은 소름을 쓸어내리면서요." _ 전건우 작가
"인간 중심적 시선이 비인간으로 전환하는 부분을 잘 포착한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테라리움에 대한 세밀한 공간 묘사는 환상성을 느끼게 하고, 이는 곰팡이, 나방, 톡토기 같은 생소하고 다소 혐오스런 존재까지 다르게 볼 수 있게끔 만듭니다. 지구와 테라리움, 인간과 테라리움 속 존재를 알레고리로 연결하는 구성도 좋았습니다." _ 김학제 편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