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의 말 <취미에 진심인_편>에서는 각양각색의 취미에 진심인 취미인(人)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이런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하는 이색 취미부터 내 주변에서도 즐기는 사람이 있을 법한 공감 백배의 취미들까지 모아보았어요. 이번 주제는 홈 가드닝입니다. ‘식집사’로 살아가는 그린어스 취미인을 만나 초록 분위기를 가득 머금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식집사: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 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 |
4년차 식집사 그린어스입니다.
“
초보가 키우기에는 관엽 식물이 오히려 키우기 쉬운 것 같아요. 거기서 ‘좀 되네?’ 싶었어요.
처음부터 희귀식물을 키운 게 아니라 키우기 쉬운 것부터 시작했어요.
”
안녕하세요. 2019년 봄, 신혼집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 인테리어)를 위해 식물 10여 개를 산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200여 개가 넘는 식물을 키우고 있는 식집사 그린어스입니다.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으로 저의 식물 일기를 공유하고 있어요.
그린어스라는 예명은 ‘항상 우리 곁에 초록색, 푸름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로 지었어요. 처음부터 식물을 잘 키웠던 건 아니에요. 회사에서 다육식물을 키웠을 때는 얼마 못 가 다 죽었거든요. 다육식물은 빛도 많이 쬐어야 하고 습하면 잘 죽어서 저는 오히려 키우기 어렵더라고요. 회사에서 키우던 다육식물이 죽고 ‘난 안되는구나’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공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집에서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워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잘 안 죽는 식물을 검색해보니 고무나무가 나와서 고무나무로 시작했죠. 초보가 키우기에는 관엽 식물이 오히려 키우기 쉬운 것 같아요. 거기서 ‘좀 되네?’ 싶었어요. 처음부터 희귀식물을 키운 게 아니라 키우기 쉬운 것부터 시작했어요.
“
그게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물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게.
”
저희 집이 남동향이라서 아침 일찍 해가 들어요. 여름에는 해가 일찍 드니까, 아침 7시가 안 됐을 무렵 식물이 가장 예뻐요. 그 모습을 보려고 백수일 때도 일찍 일어났어요. 그게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물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게.
지금은 일을 쉬며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회사 다닐 때는 새벽 6시 반쯤에 나가야 해서 식물의 아침 모습을 못 봐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주말에도 일찍 일어나서 아침 햇살을 받은 식물 모습을 봤어요. 주말에만 식물을 맘껏 볼 수 있는데 날씨가 우중충하면 우울했죠, 식물의 예쁜 모습 보고 싶은데 못 보니까요.
“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식친들끼리는
“우리 집에 식물 보러 놀러 올래?”하고 서로 초대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요.
”
식물을 키운 후로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어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식친’을 많이 만나요. 식친이랑 같이 화원을 가는 게 너무 재미있고 서로 배우는 것도 많고요. 화원 투어도 다니고 서로의 집에 식물 구경하러 놀러가기도 하죠. ‘그랜트’님이라는 식물 키우는 인플루언서 분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해졌는데요, 초대받아서 그분 집에 간 적이 있어요. 그랜트 님은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그 댁에 가서 식물을 구경했죠.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식친들끼리는 “우리 집에 식물 보러 놀러 올래?”하고 서로 초대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요.
곧 열흘 정도 여행을 가요. 식물을 키운 후로 이렇게 집을 오래 비우는 게 처음이네요. 다른 ‘식친’에게 식물에 물을 주러 우리 집에 와달라고 부탁해놨어요. 식물 호텔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식물이 많다 보니 맡길 수 없고 누군가 방문을 해야 하죠. 다행히 도와주는 식친이 있어서 마음이 놓여요.

식물 방은 동남아처럼 늘 여름이에요.
“ 식물 방은 저만의 휴식공간이에요. 식물방에 들어서면 따뜻하고 습한, 화원 냄새가 나요. 원래 퇴근하고 집에 오면 주로 TV, 유튜브를 많이 봤는데 지금은 식물 방에서 식물 돌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요. ” |
저는 전체 식물의 70% 정도를 식물 방에서 키워요. 나머지는 베란다와 거실에서 키우고요. 재작년부터 습도 조절을 하기 위해서 식물 방을 따로 만들었어요. 남편은 건조한 걸 좋아하는데 거실은 같이 쓰는 공간이라 습도를 높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식물 방을 만들었죠. 처음에는 습도를 높이기 위해 식물 방에 가습기를 썼는데 지금은 식물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가습기를 안 써도 증산작용 때문에 습도 유지가 잘 돼요.
식물 방은 저만의 휴식공간이에요. 식물 방에 들어서면 따뜻하고 습한, 화원 냄새가 나요. ‘식물 등’이 있고 에어컨을 켜지 않아서 다른 방보다 훨씬 따뜻해요. 동남아 여행지를 좋아하는데, 식물 방은 동남아처럼 늘 여름이에요. 원래 퇴근하고 집에 오면 주로 TV, 유튜브를 많이 봤는데 지금은 식물 방에서 식물 돌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요. 가끔은 남편이 조금 서운해할 때도 있을 정도로요. 퇴근 후 같이 밥 먹고 TV 보는 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혼자 식물 방에 들어가니까요. 그래도 포기 못 하는 저만의 즐거움이죠.

왜 이렇게 식물에 진심이냐고요?
“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성취감도 없었고요.
식물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정성을 쏟으면 쏟은 대로 성장하고 예뻐지니까요.
”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성취감도 없었고요. 식물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정성을 쏟으면 쏟은 대로 성장하고 예뻐지니까요. 식물 돌보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식물 키우는 데 너무 손이 많이 가지 않냐는 말도 듣는데, 좋아서 하는 일이어서 즐겁기만 해요.
처음엔 식물 10개로 시작했는데, 점점 들이다 보니 어느덧 100개를 훌쩍 넘어섰어요. 식물이 50개 넘어가면서부터는 남편이 “또 샀어?”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100개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냥 포기한 것 같아요. 뭘 하나 더 들여도 남편이 못 알아봐요. 그래서 더 맘 놓고 쇼핑하는 면도 있죠. 제가 하는 홈 가드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활성화 되고 나서는 더 열심히 해보라며 응원해줘요.
식물 키우는 SNS를 운영하다 보니, 식물 스토어를 운영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어요. 그런데 취미는 취미로 남겨야 행복할 것 같더라고요. 저는 공대생 출신이고 했던 일도 이 취미와는 겹치지 않는 쪽이에요. 오히려 그래서 더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취미가 일이 되면 힘들다는 말도 들었거든요. 그때 제안을 거절하고 취미로만 하고 있어요.

제 식물을 소개합니다.
“
제가 키우는 '퍼플프린스'와 '오르비폴리오'예요.
”
제가 키우는 식물을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퍼플 프린스’라는 식물은 빛을 많이 받으면 초록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신기해요. 보라 왕자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죠.

식물을 많이 키우다 보니 어떤 식물에 제일 애정이 크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때그때 예쁜 식물에 관심이 많이 가요. 요즘은 ‘오르비폴리아’가 그래요. 1년 반 정도 키웠는데 지금 제일 예뻐요. 잎이 커지고 깨끗하게 잘 크고 있어요.
마당에서 식물을 가꾸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
유튜브에서 80세 이상의 할머니가 마당에서 정원 가꾸면서 사는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언젠가는 저도 전원생활 하면서 유리온실 짓고, 마당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목표예요.
”
2019년 봄에 시작해서 4년째 홈 가드닝을 하는 중인데, 이렇게 오래 한 취미는 처음이에요. 캠핑도 했고, 자전거도 탔었거든요. 홈 가드닝은 바깥에서 하는 취미보다 힘이 덜 들어요. 집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저는 시골 출신이거든요. 부모님은 지금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세요. 고향과 자연이 그립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아무래도 그 영향을 받아서 홈 가드닝을 시작한 것 같아요.
식물 가꾸기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튜브에서 80세 이상의 할머니가 마당에서 정원 가꾸면서 사는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전 지금은 직장 때문에 도시에 살면서,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만 키우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저도 전원생활 하면서 유리온실 짓고, 마당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목표예요. 여러분도 주저하지 마시고 한 번 키워보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어설프더라도 쑥쑥 자라는 식물을 보면 점점 자신감이 붙거든요. 여러분이 제 또 다른 식친이 되길 기대할게요. 인스타그램이나 당근마켓에서 식물 나눔을 한 다면 뵐 수도 있겠네요!

키우기 쉬운 식물
‘다이아몬드 스파트필름’을 추천해요. 하얀색 꽃이 피는 식물이에요. 물이 부족하면 잎이 시금치처럼 축 처져서 물을 달라는 신호를 주죠. 건조에 강한 편이라 그때 물 줘도 괜찮아요. 잎 하나가 풍성해서 하나만 있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좋아요. 큰 것도 만 원대로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한 편이에요.

초보 식집사에게 추천하는 책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 책을 추천해요. 열대 관엽 식물을 중심으로 식물을 어떻게 키우는지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에요.

도움이 되는 아이템
‘찍찍이’라고 하죠. 밸크로 타이를 식물 수형 잡아줄 때 많이 사용해요. 재활용품도 자주 활용해요. 식재료 배달시키고 남은 통은 저면관수 식물 키울 때 써요. 통에 물을 받아서 화분을 통 안에 넣어두면 식물이 그 물을 흡수하거든요. 그런 방식을 저면관수라고 해요.
피자 먹고 나서 남은, 피자 고정하는 작은 삼발이도 유용해요. 작은 식물들 분갈이하면 흙에서 뿌리가 활착이 안 돼서 잘 빠져요. 그때 삼발이를 꽂아서 고정해 주기도 하고 조그만 식물 지지대로도 써요.
‘전동 분무기’와 ‘온실장’, ‘식물등’도 애용하고 있어요. 물론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다 갖춰야 할 필욘 없어요. 일단 시작해보세요!
#홈가드닝 #식물 #관엽식물 #식집사
취미인 | 그린어스
회원가입 후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신 분 중 3 분에게는 백화점 상품권 5만원을 드립니다.
이벤트 기간 : ~ 2022년 12월 5일(월) 오후 3시까지
편집자의 말
<취미에 진심인_편>에서는 각양각색의 취미에 진심인 취미인(人)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이런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하는 이색 취미부터 내 주변에서도 즐기는 사람이 있을 법한 공감 백배의 취미들까지 모아보았어요. 이번 주제는 홈 가드닝입니다. ‘식집사’로 살아가는 그린어스 취미인을 만나 초록 분위기를 가득 머금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식집사: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 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
4년차 식집사 그린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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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가 키우기에는 관엽 식물이 오히려 키우기 쉬운 것 같아요. 거기서 ‘좀 되네?’ 싶었어요.
처음부터 희귀식물을 키운 게 아니라 키우기 쉬운 것부터 시작했어요.
”
안녕하세요. 2019년 봄, 신혼집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 인테리어)를 위해 식물 10여 개를 산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200여 개가 넘는 식물을 키우고 있는 식집사 그린어스입니다.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으로 저의 식물 일기를 공유하고 있어요.
그린어스라는 예명은 ‘항상 우리 곁에 초록색, 푸름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로 지었어요. 처음부터 식물을 잘 키웠던 건 아니에요. 회사에서 다육식물을 키웠을 때는 얼마 못 가 다 죽었거든요. 다육식물은 빛도 많이 쬐어야 하고 습하면 잘 죽어서 저는 오히려 키우기 어렵더라고요. 회사에서 키우던 다육식물이 죽고 ‘난 안되는구나’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공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집에서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워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잘 안 죽는 식물을 검색해보니 고무나무가 나와서 고무나무로 시작했죠. 초보가 키우기에는 관엽 식물이 오히려 키우기 쉬운 것 같아요. 거기서 ‘좀 되네?’ 싶었어요. 처음부터 희귀식물을 키운 게 아니라 키우기 쉬운 것부터 시작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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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물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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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이 남동향이라서 아침 일찍 해가 들어요. 여름에는 해가 일찍 드니까, 아침 7시가 안 됐을 무렵 식물이 가장 예뻐요. 그 모습을 보려고 백수일 때도 일찍 일어났어요. 그게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물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게.
지금은 일을 쉬며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회사 다닐 때는 새벽 6시 반쯤에 나가야 해서 식물의 아침 모습을 못 봐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주말에도 일찍 일어나서 아침 햇살을 받은 식물 모습을 봤어요. 주말에만 식물을 맘껏 볼 수 있는데 날씨가 우중충하면 우울했죠, 식물의 예쁜 모습 보고 싶은데 못 보니까요.
식친; 식물 키우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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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식친들끼리는
“우리 집에 식물 보러 놀러 올래?”하고 서로 초대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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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운 후로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어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식친’을 많이 만나요. 식친이랑 같이 화원을 가는 게 너무 재미있고 서로 배우는 것도 많고요. 화원 투어도 다니고 서로의 집에 식물 구경하러 놀러가기도 하죠. ‘그랜트’님이라는 식물 키우는 인플루언서 분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해졌는데요, 초대받아서 그분 집에 간 적이 있어요. 그랜트 님은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그 댁에 가서 식물을 구경했죠.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식친들끼리는 “우리 집에 식물 보러 놀러 올래?”하고 서로 초대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요.
곧 열흘 정도 여행을 가요. 식물을 키운 후로 이렇게 집을 오래 비우는 게 처음이네요. 다른 ‘식친’에게 식물에 물을 주러 우리 집에 와달라고 부탁해놨어요. 식물 호텔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식물이 많다 보니 맡길 수 없고 누군가 방문을 해야 하죠. 다행히 도와주는 식친이 있어서 마음이 놓여요.
식물 방은 동남아처럼 늘 여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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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방은 저만의 휴식공간이에요. 식물방에 들어서면 따뜻하고 습한, 화원 냄새가 나요.
원래 퇴근하고 집에 오면 주로 TV, 유튜브를 많이 봤는데 지금은 식물 방에서 식물 돌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요.
”
저는 전체 식물의 70% 정도를 식물 방에서 키워요. 나머지는 베란다와 거실에서 키우고요. 재작년부터 습도 조절을 하기 위해서 식물 방을 따로 만들었어요. 남편은 건조한 걸 좋아하는데 거실은 같이 쓰는 공간이라 습도를 높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식물 방을 만들었죠. 처음에는 습도를 높이기 위해 식물 방에 가습기를 썼는데 지금은 식물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가습기를 안 써도 증산작용 때문에 습도 유지가 잘 돼요.
식물 방은 저만의 휴식공간이에요. 식물 방에 들어서면 따뜻하고 습한, 화원 냄새가 나요. ‘식물 등’이 있고 에어컨을 켜지 않아서 다른 방보다 훨씬 따뜻해요. 동남아 여행지를 좋아하는데, 식물 방은 동남아처럼 늘 여름이에요. 원래 퇴근하고 집에 오면 주로 TV, 유튜브를 많이 봤는데 지금은 식물 방에서 식물 돌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요. 가끔은 남편이 조금 서운해할 때도 있을 정도로요. 퇴근 후 같이 밥 먹고 TV 보는 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혼자 식물 방에 들어가니까요. 그래도 포기 못 하는 저만의 즐거움이죠.
왜 이렇게 식물에 진심이냐고요?
“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성취감도 없었고요.
식물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정성을 쏟으면 쏟은 대로 성장하고 예뻐지니까요.
”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성취감도 없었고요. 식물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정성을 쏟으면 쏟은 대로 성장하고 예뻐지니까요. 식물 돌보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식물 키우는 데 너무 손이 많이 가지 않냐는 말도 듣는데, 좋아서 하는 일이어서 즐겁기만 해요.
처음엔 식물 10개로 시작했는데, 점점 들이다 보니 어느덧 100개를 훌쩍 넘어섰어요. 식물이 50개 넘어가면서부터는 남편이 “또 샀어?”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100개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냥 포기한 것 같아요. 뭘 하나 더 들여도 남편이 못 알아봐요. 그래서 더 맘 놓고 쇼핑하는 면도 있죠. 제가 하는 홈 가드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활성화 되고 나서는 더 열심히 해보라며 응원해줘요.
식물 키우는 SNS를 운영하다 보니, 식물 스토어를 운영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어요. 그런데 취미는 취미로 남겨야 행복할 것 같더라고요. 저는 공대생 출신이고 했던 일도 이 취미와는 겹치지 않는 쪽이에요. 오히려 그래서 더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취미가 일이 되면 힘들다는 말도 들었거든요. 그때 제안을 거절하고 취미로만 하고 있어요.
제 식물을 소개합니다.
“
제가 키우는 '퍼플프린스'와 '오르비폴리오'예요.
”
제가 키우는 식물을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퍼플 프린스’라는 식물은 빛을 많이 받으면 초록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신기해요. 보라 왕자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죠.
식물을 많이 키우다 보니 어떤 식물에 제일 애정이 크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때그때 예쁜 식물에 관심이 많이 가요. 요즘은 ‘오르비폴리아’가 그래요. 1년 반 정도 키웠는데 지금 제일 예뻐요. 잎이 커지고 깨끗하게 잘 크고 있어요.
마당에서 식물을 가꾸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
유튜브에서 80세 이상의 할머니가 마당에서 정원 가꾸면서 사는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언젠가는 저도 전원생활 하면서 유리온실 짓고, 마당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목표예요.
”
2019년 봄에 시작해서 4년째 홈 가드닝을 하는 중인데, 이렇게 오래 한 취미는 처음이에요. 캠핑도 했고, 자전거도 탔었거든요. 홈 가드닝은 바깥에서 하는 취미보다 힘이 덜 들어요. 집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저는 시골 출신이거든요. 부모님은 지금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세요. 고향과 자연이 그립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아무래도 그 영향을 받아서 홈 가드닝을 시작한 것 같아요.
식물 가꾸기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튜브에서 80세 이상의 할머니가 마당에서 정원 가꾸면서 사는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전 지금은 직장 때문에 도시에 살면서,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만 키우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저도 전원생활 하면서 유리온실 짓고, 마당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목표예요. 여러분도 주저하지 마시고 한 번 키워보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어설프더라도 쑥쑥 자라는 식물을 보면 점점 자신감이 붙거든요. 여러분이 제 또 다른 식친이 되길 기대할게요. 인스타그램이나 당근마켓에서 식물 나눔을 한 다면 뵐 수도 있겠네요!
취미인의 Tip
‘다이아몬드 스파트필름’을 추천해요. 하얀색 꽃이 피는 식물이에요. 물이 부족하면 잎이 시금치처럼 축 처져서 물을 달라는 신호를 주죠. 건조에 강한 편이라 그때 물 줘도 괜찮아요. 잎 하나가 풍성해서 하나만 있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좋아요. 큰 것도 만 원대로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한 편이에요.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 책을 추천해요. 열대 관엽 식물을 중심으로 식물을 어떻게 키우는지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에요.
‘찍찍이’라고 하죠. 밸크로 타이를 식물 수형 잡아줄 때 많이 사용해요. 재활용품도 자주 활용해요. 식재료 배달시키고 남은 통은 저면관수 식물 키울 때 써요. 통에 물을 받아서 화분을 통 안에 넣어두면 식물이 그 물을 흡수하거든요. 그런 방식을 저면관수라고 해요.
피자 먹고 나서 남은, 피자 고정하는 작은 삼발이도 유용해요. 작은 식물들 분갈이하면 흙에서 뿌리가 활착이 안 돼서 잘 빠져요. 그때 삼발이를 꽂아서 고정해 주기도 하고 조그만 식물 지지대로도 써요.
‘전동 분무기’와 ‘온실장’, ‘식물등’도 애용하고 있어요. 물론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다 갖춰야 할 필욘 없어요. 일단 시작해보세요!
#홈가드닝 #식물 #관엽식물 #식집사
취미인 | 그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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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기간 : ~ 2022년 12월 5일(월) 오후 3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