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에 진심인 편

관리자
2023-08-02
조회수 1763



편집자의 말

 

<취미에 진심인_편>에서는 각양각색의 취미에 진심인 취미인(人)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이런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하는 이색 취미부터 내 주변에서도 즐기는 사람이 있을 법한 공감 백배의 취미들까지 모아보았어요. 이번 주제는 종이비행기입니다. 2022년 종이비행기 세계대회에서 수만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이승훈 종이비행기 곡예비행 국가대표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이승훈입니다


정말 아주 작은 변수까지 노트에 기록했어요. 

날개를 몇 센티미터 접었을 때는 이렇게 날아가고, 

뭐 이런 사소한 것들 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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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이승훈입니다. 올해 레드불에서 진행된 종이비행기 세계대회 <RED BULL PAPER WING’S> 곡예비행 부문에서 우승했어요. 또 이색스포츠 기획사인 위플레이에서 과학문화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종이비행기에 숨어 있는 과학뿐만 아니라 종이비행기 문화를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리고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도 활동 중이에요. 종이비행기 뿐 아니라 더 많은 놀이 문화를 스포츠화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학 시절 우연히 종이비행기 날리기 세계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흥미였어요. 종이비행기는 어떻게 나는 걸까? 그 정도였달까요. 종이비행기를 접고 날려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원리적으로 접근하니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영상을 좀 찾아봤어요. 직접 접어서 날려보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종이비행기 책을 찾아보는데, 하나같이 아이들이 보라고 만들어 둔 책이더라고요. 어떤 원리로 나는 건지 그런 건 없거나 아주 간단히 설명되어 있고, 접는 방법만 있는 그런 책들요. 그래서 항공 역학도 제대로 공부하고, 유체 역학도 들여다보면서 점점 덕후가 된 것 같아요. 한참 빠지기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아주 작은 변수까지 노트에 기록했어요. 날개를 몇 센티미터 접었을 때는 이렇게 날아가고, 뭐 이런 사소한 것들 까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전공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전자전기를 전공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과학도 좋아했고, 그래서 원리적으로 접근하는 연습을 자주 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결정적으로 종이비행기에 빠지게 된 건  실험부터 결과 도출까지의 과정이 정말 간단하다는 거였어요.  대학 시절 줄곧 해왔던 실험과는 다르게, 종이비행기는 정말 간편했거든요. 접고, 날리면 그걸로 그만이니까요. 제가 접은 종이비행기가 생각했던 대로 날아갈 때 정말 짜릿해요. 생각한 대로 날아가지 않더라도 크게 타격이 없고요. 또 접으면 되잖아요. (물론 똑같은 종이비행기를 계속 접는 건 조금 지루하답니다 ㅋㅋ) 







멀리  날리기, 오래 날리기, 곡예..비행..? 



곡예 비행에는 세 가지 심사 카테고리가 있어요. 

창의성, 비행 성능, 그리고 인게이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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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날리기와 오래 날리기를 아시는 분들은 많은데 곡예 비행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생소하죠. 저도 처음에는 생소한 분야였고요. 종목을 선택할 때 소소하게 즐겼던 과거의 취미가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은 관절 건강을 위해 잠깐 쉬고 있지만, 대학 시절 스트릿 댄스를  3년 정도 했거든요. 안무나 공연 경험을 종이비행기에 녹여서 하나의 미니 쇼처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가능성이 좀 보이더라고요.  



주최측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종이비행기 대회에는 일반적인 스포츠처럼 룰이 있어요. 평량 100g 이하 종이를 사용해야 한다, 테이프는 3cm까지 사용해야 한다. 뭐 그런 것들이요. 제가 우승했던 레드불 대회에서는 빨간색 종이가 주어졌어요. 일반 종이와 빨간색 종이는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잉크 도료 때문에 일반 종이에 비해 축축했거든요. 

곡예 비행에는 세 가지 심사 카테고리가 있어요. 창의성, 비행 성능, 그리고 인게이지먼트. 인게이지먼트는 쉽게 말하면 '구성' 정도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창의성'은 신기하면 신기할수록 점수를 많이 받는 항목이에요. '비행 성능'은 말 그대로 얼마나 자유자재로, 멋지고 안정적으로 비행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고요. 마지막으로 '인게이지먼트'는 얼마나 다양한 비행기 기체를 사용하는지,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잘 짜여져 있는지를 심사해요. 




멀리날리기나 오래날리기에 비해 곡예비행의 심사 기준에 주관적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예요. 그래도 막상 심사를 받아보면 어느 정도 뚜렷해지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신기하고 짜임새가 있으면 관객분들의 호응이 크기도 하고요. 관객분들도 사실 대회를 관람하러 올 정도면 날고 있는 종이비행기가 무슨 기체인지 잘 알거든요. 자신이 알고 있던 기체가 생각과 다른 방식으로 날게 되면 이제 놀라고 신기해하는거죠. 이번 세계대회에서 1등한 부메랑 기술은 사실 사람들이 많이 시도하지 않아요. 변수가 정말 많아서 위험 부담이 크거든요. 그 부메랑을 세 번 연속 성공했다는 것에서 점수를 많이 얻은 것 같아요. 







1등 기체 '크레센트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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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시피를 공개한 건 

대한민국의 '종이비행기 문화' 자체를 키우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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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는 잘 날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계가 정말로 중요해요. 팔 힘이 천하장사 급으로 좋아도 기체 설계가 잘못되었다면 제멋대로 날아가거든요. 유튜브에서 "파일럿 종이 비행기를 소개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정말 다양한 분들이 멋진 기체를 소개해 주신답니다. 창의적이면서 성능도 뛰어난 기체들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크레센트 부메랑을 배워보고 싶다면!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레센트 부메랑을 접어볼 수 있어요!) 


세계대회에서 1등한 '크레센트 부메랑' 기체의 레시피를 왜 공개했느냐는 물음을 가지신 분도 많아요. 7년 전, 그러니까 제가 종이비행기를 처음 진지하게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모든 자료를 해외에서 찾아야 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종이비행기 문화가 지금처럼 자리 잡지 못했어요. 같이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기쁘잖아요. 레시피를 공개한 건 대한민국의 '종이비행기 문화' 자체를 키우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가 기체들의 레시피를 공개하면서 대한민국이 종이비행기 강국이 되었어요. 대회 수준도 비약적으로 올라갔고,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기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덕업일치를 넘어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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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뿐 아니라 더 넓은 문화를 개척하고 싶다는 큰 목표가 있어요. 

힘들겠지만 한 번 부딪혀 봐야죠. 막상 부딪혀 보면 확실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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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느껴요. 조금 조심스럽지만, 제가 생각할 때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이색 스포츠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종이비행기 문화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주목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질 때마다 행복해요. 주말도 반납하고 일에 몰두할 때 정말 덕업일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불행했던 점은 아직까지 없는 것 같아요. 새로운 기체를 연구하고, 열심히 날리면서 수정하는 일은 처음부터 즐거웠고, 종이비행기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것도 행복해요. 다만, 이제는 덕업일치를 넘어서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종이비행기 뿐 아니라 더 넓은 문화를 개척하고 싶다는 큰 목표가 있어요.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 놀이문화를 새롭게 스포츠화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힘들겠지만 한 번 부딪혀 봐야죠. 막상 부딪혀 보면 확실해지지 않을까요.  







취미인의 Tip


초보자도 쉽게 날릴 수 있는 투블락 기체 접는 방법! 



1. A4 용지를 준비해 줍니다. 


2. 반듯하게 절반을 접고, 뒤집어 줍니다.


3. 가운데 선 까지 작은 삼각형을 접어 줍니다. (이때, 가운데 선에 삼각형의 변이 닿으면 안돼요!)


4. 가운데 선 까지 긴 삼각형을 한 번 더 접어 줍니다. 역시 가운데 선이 닿지 않게 조심해 주세요! 


5.  삼각형의 꼭지점이 종이의 아랫부분에 닿게 접어주세요. 옆부분이 뜨면, 카드로 눌러 평평하게 만들어 주세요. 


6.  양쪽의 V자 부분을 기준으로 다시 위로 접어줍니다. 


7.  울퉁불퉁한 부분이 바깥에 오도록 접습니다! (비행기 모양이 얼추 완성될 거예요)


8.  양 날개를 접어줍니다 (가장 긴 변이 바닥에 맞닿도록!)


9. 양 날개를 Y자 모양으로 높여줍니다! 이때 날개의 맨 뒷부분(엘리베이터 부분)을 살짝 꼬집어 올려주세요. 


10. 쭉 뻗어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져주면 잘 날아가요! 


#종이비행기 #키덜트 #덕업일치 #이색스포츠

 

 

 

취미인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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